'4승 1패' 생존왕 위건의 계절이 돌아왔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위건 애슬레틱이 뉴캐슬과의 주말 리그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생존왕' 기질을 다시금 발휘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위건은 전반기 내내 강등권을 전전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와 레딩, 그리고 위건이 시즌 내내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최하위 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꽃 피는 봄이 오자 위건이 다시금 날개를 펼치고 있다. 최근 공식 대회 5경기에서 4승 1패의 호성적을 올리며 뜨거운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EPL 6위의 강호 에버튼을 상대로 FA컵 8강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지난 주말, 뉴캐슬과의 홈 경기에선 종료 직전에 터져나온 아루나 코네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었다. 물론 이 경기에서 전반 13분경 칼럼 맥마나만이 살인 태클로 뉴캐슬 측면 수비수 마싸이도 하이다라의 부상을 유발시키고도 퇴장을 당하지 않는 등 심판 판정에서 상당한 이득을 얻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는 칭찬받아 마땅했다.

위건의 봄 상승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5/06 시즌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EPL에 올라온 위건은 승격 첫 해 10위를 차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으나 이후 08/09 시즌(11위)를 제외하면 매 시즌 치열한 잔류 경쟁을 펼쳐야 했다. 이번 시즌까지 포함하면 통산 8시즌 중 무려 6시즌을 지긋지긋한 잔류 전쟁 속에서 보냈던 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끝내 EPL 잔류에 성공하며 '생존왕'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하던 위건이었다.

먼저 위건은 2006/07 시즌 최종 라운드를 앞둔 시점에 18위로 강등권에 위치해 있었다. 최종전 상대는 16위 셰필드 유나이티드. 이 경기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홈에서 위건 상대로 비기기만 하더라도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전반 종료 직전만 하더라도 경기는 1-1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듯 싶었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 위건은 전반 인저리 타임에 데이빗 언스워스가 천금같은 페널티 킥 골을 넣으며 2-1 승리와 함께 극적으로 EPL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다. 물론 '단두대 매치'에서 패한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강등 당하고 말았다.

위건이 본격적으로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건 2009년 여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가 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였다. 먼저 2010/11 시즌, 위건은 3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EPL 부동의 최하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연히 많은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위건의 강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위건은 33라운드 블랙풀전 승리를 기점으로 37라운드까지 5라운드 동안 2승 2무 1패라는 호성적을 올리며 잔류권인 버밍엄과 승점 동률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최종 라운드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위건은 골득실에서 밀린 19위를 기록 중이었다. 자력으로 EPL 잔류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무려 다섯 팀의 운명이 얼키고 설킨 10/11 시즌 EPL 최종전, 위건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명을 떨치던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 시티 원정에서 78분경에 터져나온 우고 로다예가의 극적인 결승골 덕에 1-0 승리를 거두며 극적인 EPL 잔류에 성공했다. 반면 잔류 마지노선인 17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었던 '칼링컵 우승팀' 버밍엄은 토트넘 원정에서 1-2로 패하며 18위와 함께 강등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 시즌 역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위건은 3월 중순인 28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EPL 최하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강등이 눈 앞에 아른거릴 법 했다. 게다가 위건은 당시 리버풀(9위 원정)-스토크(14위 홈)-첼시(6위 원정)-맨유(2위 홈)-아스날(3위 원정)-풀럼(9위 원정)-뉴캐슬(5위 홈)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있었다. 자연히 많은 영국 축구 전문가들은 위건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함께 강등 1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바로 이 시점부터 위건의 기적이 시작됐다. 리버풀 상대로 안필드 원정에서 클럽 통산 첫 승리(종전 기록 2무 5 패)를 거둔 위건은 맞대결 당시 1위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역사상 첫 승점을 넘어 첫 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14전 전패를 당하면서 맨유 앞에만 서면 유난히 작아지던 위건이었다.

이어진 아스날 원정에서도 클럽 통산 첫 승점이자 승리를 거둔 위건(종전 기록 9전 전패)은 뉴캐슬과의 홈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과 함께 4-0 대승을 거두며 많은 축구 전문가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마지막 9경기에서 위건이 거둔 성적은 무려 7승 2패였다. 그마저도 첼시 원정에서 1-0으로 앞서고 있다가 1-2로 역전패 당한 건 엄연히 오심에 의한 억울한 패배였다(첼시의 2골 모두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즉, 심판 판정만 제대로 됐다면 위건의 최종 9경기 성적은 무려 8승 1패에 달했을 것이다.

그러면 위건이 매 시즌 하위권을 전전하면서도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매년 여름, 에이스급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옮기면서 선수단과 팀 전술에 많은 변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마르티네스 감독은 지난 시즌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매번 많은 시행착오 끝에 시즌 후반부에 들어서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축구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여름에도 위건은 어김없이 에이스 빅터 모제스와 핵심 미드필더 모하메드 디아메가 팀을 떠났다. 크리스 커클랜드와 우고 로다예가, 그리고 스티브 고후리 같은 주전 선수들도 타팀으로 이적했다. 당연히 전반기 내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강등권을 전전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 영입한 베테랑 공격수 아루나 코네는 최근 EPL 7경기에서 5골(시즌 도합 25경기 9골)을 넣으며 서서히 팀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겨울 이적 시장으로 통해 위건으로 돌아온 수비수 파울 샤르너도 최근 공식 대회 7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 수비수 이반 라미스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아스톤 빌라와의 승점차는 단 3점. 위건(-21)이 빌라(-25)보다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기에 충분히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

게다가 위건은 현재 잔류 전쟁을 펼치고 있는 6개 팀들 중에서 유일하게 EPL 29경기를 치른 상태다(다른 경쟁 팀들은 30경기를 치렀다). 이는 위건이 다른 팀들이 EPL 경기를 치르는 동안 FA컵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 즉, 잔여 한 경기 결과에 따라 더 높은 순위로의 진입도 노려볼 수 있다.

물론 위건은 다른 경쟁팀들과는 달리 FA컵을 병행해야 한다. 이에 더해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그리고 아스널과 같은 강팀들과의 맞대결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위건은 이미 과거에도 절체절명의 순간 강호들을 깨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도리어 3월 이후에 위건을 만나는 팀들이 더 큰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특히 토트넘과 아스널의 4위 경쟁에 있어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있는 팀은 다름 아닌 위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위건은 FA컵 준결승전에서 2부 리그 팀 밀월을 상대한다. 또 다른 FA컵 준결승 대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승자가 맨체스터 시티와 격돌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즉, 결승에만 진출한다면 위건은 유로파 리그 진출권도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파 리그 진출권도 획득할 수 있게 된다(FA컵의 경우 우승팀이 유럽 대항전 티켓을 이미 확보한 경우 준우승 팀에게 유로파 리그 진출권이 주어진다).

바야흐로 위건의 계절이 도래했다. 무려 6개 팀들이 강등권 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생존왕' 위건의 행보를 주목해 보도록 하자.


# 위건의 잔여 일정

3월 30일 vs 노리치(EPL 홈)
4월 07일 vs QPR(EPL 원정)
4월 13일 vs 밀월(FA컵 중립)
4월 20일 vs 웨스트 햄(EPL 원정)
4월 27일 vs 토트넘(EPL 홈)
5월 04일 vs 웨스트 브롬(EPL 원정)
5월 07일 vs 스완지(EPL 홈)
5월 12일 vs 아스널(EPL 원정)
5월 19일 vs 아스톤 빌라(EPL 홈)


# EPL 강등권 경쟁

15위 선덜랜드, 30경기 7승 10무 13패, 승점 31, 골득실 -9
16위 사우스햄튼, 30경기 7승 10무 13패, 승점 31, 골득실 -10
17위 아스톤 빌라, 30경기 7승 9무 14패, 승점 30, 골득실 -25
18위 위건, 29경기 7승 6무 16패, 승점 27, 골득실 -21
19위 레딩, 30경기 5승 8무 17패, 승점 23, 골득실 -22
20위 QPR, 30경기 4승 11무 15패, 승점 23, 골득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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