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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탈리아] 체사레 폴렌지, 편집 김영범 기자 = 이탈리아 축구 팬들과 언론이 사소한 논란거리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큰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다.

로마와 유벤투스 사이의 경기에서 프란체스코 토티의 거친 태클에 안드레아 피를로가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악의적인 의도가 있던 반칙은 아니었다. 단지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태클이 깊숙이 들어갔던 것뿐이었다.

결국 피를로는 몇 분 동안 치료를 받아야했고 이후 경기에 계속 뛰기는 했지만 여전히 통증을 느끼는 듯 보였다. 이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던 토티는 반면 놀라운 골로 로마에 1-0 승리를 선물했다.

이번 대결에서 유벤투스가 패하면서 세리에A 우승 경쟁은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리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나폴리에게도 여전히 희망은 남아 있는가?"; "유벤투스가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할 수 있을 만큼의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는가?"; "제만 감독이 경질된 이후 AS로마는 어떻게 달라졌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

대신 모든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단 한 가지의 주제에 집중됐다. "대체 왜 심판은 토티를 퇴장시키지 않은 것인가?"

유벤투스 팬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들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피를로가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며 분개했다. 만약 심판이 토티를 퇴장시켰더라면 로마는 절대로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 유벤투스 팬들의 주장이다.

반대로 로마 팬들은 토티의 반칙이 단순 실수였다고 항변한다. 토티는 피를로가 쓰러진 뒤 그를 안으며 사과했고, 머리에 키스를 하기까지 했다!

두 팀 팬들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 반칙 장면은 이번 경기에서 발생한 아주 사소한 사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피를로가 일찍 지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토티 반칙 때문이 아니라 유벤투스가 주중에 셀틱 원정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로마는 더욱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며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물론 토티가 퇴장을 당했다면 로마는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유벤투스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삼프도리아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60분 동안 한 선수가 부족한 채로 싸웠지만 두 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숫자가 많다고 항상 승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지안루아 로키 심판의 판정도 정당해보였다. 토티의 반칙은 고의성이 전혀 없어보였고, 단지 경기에 집중하다 발생한 실수에 불과해 보였다.

사실 이탈리아 심판들은 유명 선수들에게는 관대해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특히 토티처럼 인격적으로 훌륭한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토티도 한 때는 상대방 선수에게 침을 뱉는 등 세리에A의 대표적인 '악동'으로 활동했지만, 그는 이제 로마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소속 클럽에 충성을 다하는 대표적인 원클럽 맨으로 자리 잡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러한 선수들을 "라 반디에라"라고 부른다. 이는 깃발 혹은 현수막이라는 뜻으로 상업적으로 변질된 축구에서 옛 로망을 지키는 선수들을 의미한다. 때문에 심판들도 이러한 선수들에게는 관대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작 축구 팬들은 중요한 경기와 리그 판세에는 관심도 없이 사소한 문제들로 다투고 있다. 축구에 대한 사랑이 편협해지고 팬들의 의식 수준이 낮아지면서 세리에A도 큰 위기를 맞게 됐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더욱 심각한 사건들도 자주 발생하지만, 팬들과 기자들은 전체적인 경기력과 리그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경쟁에 주목하면서 많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프리미어 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세리에A의 팬들과 언론도 이를 본받아 21세기의 수준에 맞게 리그를 포장해야 한다. 90분간 경기장을 누빈 선수들의 피와 땀을 이렇게 허투로 흘려보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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