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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동호 통신원 = 솔 캠벨, 저메인 데포, 글렌 존슨, 피터 크라우치, 설리 문타리, 니코 크란차르, 케빈-프린스 보아텡, 그리고 감독 해리 레드냅까지. 불과 5년 사이 포츠머스FC를 거쳐 간 이들이다.

지난 2일, 포츠머스는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홈에서 2-3으로 패하며 작년 10월 20일 슈르즈버리 타운에 3-1로 승리한 이후 100일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열일곱 경기에서 3무 14패의 성적으로 리그 24개 팀 중 23위라는 순위가 포츠머스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암울한 구단 달력

보통 구단 달력은 12면의 그림을 차지하는 선수들이 팀의 핵심 선수들과 인기 스타들이다. 하지만 포츠머스 팬들은 이 달력이 암담하기만 하다. 새해를 앞두고 포츠머스는 2013년 구단 달력을 내놓았다. 1월부터 12월까지 열두 명의 선수 중 현재 구단에 남아있는 선수는 단 세 명뿐이다.

실제로 포츠머스의 현재 구단 스쿼드는 총 열일곱 명으로, 이 중 열한 명은 모두 단기 계약이나 다른 구단에서 임대로 온 선수들이다. 리저브팀? 1군 교체 명단도 겨우 채우는 포츠머스에 리저브 팀은 사치다. 여기에 지난 콜체스터 전에서 히카르도 호차와 데이빗 코놀리가 다쳐 현재 가용 자원은 열다섯 명이다.

선수들도 다 떠났을 뿐 아니라 그나마 포츠머스의 구세주였던 감독 마이클 애플턴(현 블랙번 로버스)과 수석코치 애슐리 웨스트우드도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포츠머스를 떠났다.

기존 선수들이 떠나고 또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는 게 반복되다 보니 팀의 조직력도 문제다. 2월 일정 중 리그 최하위 하틀리풀 유나이티드 원정을 제외하면 모두 중상위권 팀들을 상대해야 해서 현 상태로라면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포츠머스는 지난 1월 26일 홈에서 하틀리풀에 1-3으로 패했었던 기억이 있어 3월이 오기 전에는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낮은 게 현실이다.

# 막장 드라마와 같은 구단 인수 스토리

그렇다면 포츠머스가 이렇게 추락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이를 알기 위해선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챔피언십에서 헤매던 포츠머스를 프리미어리그의 중위권 팀으로 올려놓은 구단주 밀란 만다리치는 프랑스 태생의 러시아 재벌 알렉산더 가이다막에게 구단을 넘기게 됐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와 같이 제2의 러시아 재벌로부터 지지를 받은 포츠머스는 수준급 스타 선수들을 불러모으게 됐고, 2008년엔 FA컵 우승까지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2009년 여름, 돌연 가이다막이 아랍에미레이츠의 재벌 술래이만 알 파힘에게 구단의 전권을 넘기면서부터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알 파힘은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크게 없었고, 포츠머스는 재정이 악화하자 고액 주급 선수들을 이적시장에 내놓아야만 했다. 그리고 불과 90일 뒤, 사우디아라비아의 재벌 알리 알 파라쟈가 새로운 구단주로 임명되어 재정 문제에 시달리던 포츠머스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런데 사실 알 파라쟈는 네팔계 홍콩 기업가 발람 차인라이에게 17만 파운드를 빌려 와 포츠머스에 투자한 뒤 몇 주 만에 종적을 감춰버렸고, 포츠머스 팬들에겐 특급 마무리가 아닌 '불쇼'를 저지른 구원투수로 남게 됐다. 이에 17만 파운드를 알 파라쟈에게 빌려주었던 차인라이가 자동적으로 포츠머스의 새 구단주가 됐다. 이때가 2010년, 포츠머스는 일부 선수들에게 주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어 프리미어리그 구단 역사상 최초로 재정 법정 관리에 돌입하며 승점 9점이 삭감되었고, 팀은 챔피언십으로 강등되고 말았다. 당시 포츠머스의 빛은 400만 파운드였다.

2011년 3월, 챔피언십에서 고군분투하던 포츠머스가 법정 관리에서 풀려나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러시아 출신의 은행가 블라드미르 안토노프가 포츠머스의 구단주가 된 것. 당시 안토노프는 리투나이나 최대 은행인 방카스 스노라스의 회장이자 스포츠 유한회사 CSI(Convers Sports Initiatives)를 소유해 순수 자산만 3억 달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0-11시즌이 종료된 후 안토노프는 새 포츠머스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팬들을 흥분시켰지만, 2011년 11월 그가 소유하고 있던 은행과 회사가 EU경찰의 수사에 들어가게 되어 파산 및 국유회사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치며 더는 구단주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맞물려 포츠머스는 다시 한 번 법정 관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번에도 승점 10점이 삭감되며 2012-13시즌을 리그 원에서 맞이하게 됐다. 포츠머스가 리그 원으로 떨어진 건 30년 만의 일이었다.

# 115년 구단의 역사를 가를 재판, 포츠머스는 팬들의 품으로?

지난 1월 30일 잉글랜드 고등법원은 포츠머스 인수 재판을 오는 14일 판결 내리기로 발표했다. 연기만 벌써 세 번째다. 그만큼 이 판결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2013년 2월 현재 포츠머스의 빚은 610만 파운드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구단은 PKF(포츠머스 매각단)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구단을 누군가에 넘기는 일도 PKF에 달려있다. 이에 지난 2010년, 17만 파운드를 포츠머스에 내주었던 차인라이가 그의 회사 포트핀을 대표로 하여 구단을 다시 인수하려 하자, PST(포츠머스 서포터 연합)는 그가 장기적으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들이 직접 구단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츠머스의 홈구장 프레튼 파크를 소유한 시의회 또한 만장일치로 차인라이의 재집권을 반대했다. 현재 PKF는 포츠머스가 PST에 인수되길 바라고 있다.

오는 14일에 재개될 재판에서 PKF가 승소하면 포츠머스는 PST의 품에 안기게 되어 팬들이 구단을 운영하게 될 것이고, 포트핀이 승소한다면 차인라이가 구단주로 재임명 되면서 포츠머스 팬들이 바라던 115주년 생일 파티는 물 건너갈 것이다.

현재 영국 내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팬들이 구단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팀들은 엑스터 시티, AFC윔블던, 렉섬, 그리고 던디FC를 비롯해 총 여덟 팀이다. 기성용이 활약하는 스완지 시티 또한 SST(스완지 서포터 연합)가 구단 지분의 21%를 차지하며 서포터 경영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브랜트포드FC, 노츠 카운티, 요크 시티와 같이 팬들이 구단을 소유했으나, 불안정한 자금 조달 때문에 팀이 위기에 처하자 결국 투자자를 찾았던 것처럼, 서포터들의 구단 경영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과연 포츠머스 팬들은 달콤한 초콜릿을 입안에서 녹일지, 아니면 카카오 순도 99%의 쓰디 쓴 초콜릿을 삼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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