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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의 박지성과 스완지 시티의 기성용이 주말 22라운드 경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팀의 0-0 무승부에 기여했다.

지난 토요일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22라운드 경기에서 박지성의 QPR과 기성용의 스완지는 EPL 4위와 5위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과 에버튼을 각각 상대했다. 이 경기에서 양팀은 수비적인 포메이션을 통해 무승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QPR은 지난 첼시전과 마찬가지로 아델 타랍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다. 타랍과 제이미 마키, 그리고 션 라이트 필립스, 스리톱을 최전방에 포진시키는 한편 허리 라인에 박지성과 션 데리, 그리고 스테판 음비아를 배치하면서 포백 수비진과 함께 이중벽을 세워놓았다.

이로 인해 QPR은 토트넘이 공격시에 최소 7명에서 최대 8명까지 촘촘하게 수비벽을 공고하게 다지면서 토트넘의 공격을 제어해 나갔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OTD)'에 패널로 출연한 앨런 핸슨 역시 QPR 선수들이 20야드 안에서 블록을 형성했다며 QPR 수비를 칭찬했다.

QPR이 수비적인 전술로 일관하면서 무승부 작전에 나서다보니 박지성 역시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스카이스포츠'에서 박지성에게 "제한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박지성은 공격적인 면에선 핵심 패스 1회에 불과했으나 수비적인 면에선 2번의 태클과 2번의 가로채기를 성사시켰다.

그러면 QPR이 경기 시작부터 잠그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난 리버풀과의 20라운드 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한 것에 기인한다. 당시 QPR의 해리 레드납 감독은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하다 전반에만 3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레드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지브릴 시세를 빼는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션 데리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리버풀전이 끝난 후 레드납 감독은 "애초에 승점 3점을 원한 내 잘못이었다. 승리를 위해 공격적인 팀을 내보냈으나 전반에만 3실점을 허용하자 이러다간 대량 실점을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축구에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있다"며 과욕이 대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즉, 이 경기를 기점으로 레드납 감독은 강팀들과의 경기에선 철저히 무승부 작전으로 나서겠다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현재 EPL 최하위에 위치한 QPR은 과욕을 부리면서 승리를 노리기보단 강팀들과의 대결에선 최대한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패하지 않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무승부의 경우 승점 1점에 불과하지만, 강팀에게 거둔 무승부는 단순한 승점 1점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소리도 있지 않은가? 현 QPR은 과욕을 부리기 보단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나갈 필요성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박지성은 이 경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레드납 감독이 경기 종료까지 단 한 명의 교체 카드도 쓰지 않은 이유이다. 이는 이 경기에서 선발 선수들 중 자신의 의도에 맞지 않게 움직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걸 방증한다.

QPR과 토트넘의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스완지가 에버튼과 2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에서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 감독은 레온 브리튼 대신 케미 어구스틴을 기성용의 파트너로 선발 출전시켰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앙헬 랑헬을 전진배치하는 강수를 던졌다.

이 역시 승리보단 에버튼의 공격을 제어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전술적인 변화였다. 지난 에버튼과의 전반기 맞대결 당시 스완지는 레이튼 베인스의 왼발 킥과 마루앙 펠라이니의 제공권을 막지 못해 0-3 대패를 당한 바 있다. 그러하기에 라우드럽 감독은 랑헬과 드와이트 티엔달리를 동시에 오른쪽 측면에 배치에 베인스 봉쇄 작전에 나섰고, 165cm의 단신 브리튼 대신 178cm의 어구스틴을 선발 출전 시켜 펠라이니의 제공권에 대항한 것이다.

어차피 스완지는 현재 EPL보다도 캐피탈 원 컵이 더 중요하다. 이미 스완지는 캐피탈 원 컵 준결승 1차전, 첼시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두었기에 결승 진출이 유력한 상태다. 결승전 상대는 아스톤 빌라에게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4부 리그 소속 브래드포드가 유력하기에 첼시만 넘는다면 우승에도 근접해진다. 캐피탈 원 컵에서 우승한다면 스완지는 웨일즈 구단 최초의 리그 컵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함과 동시에 다음 시즌 유로파 리그 진출권도 획득하게 된다.

그러하기에 스완지도 승리보단 에버튼 공격 제어에 초점을 맞췄고, 결국 0-0 무승부라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라우드럽 감독의 선수 교체 카드 3장이 모두 공격 쪽에 몰려있다는 점 역시 수비진들이 감독의 의도에 맞게 움직여줬다는 걸 의미한다(58분경 네이선 다이어 대신 조나단 데 구즈만이, 78분경 파블로 에르난데스 대신 웨인 라우틀리지가, 그리고 82분경 미추 대신 대니 그래엄이 각각 교체 투입됐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이 두 경기에서 QPR과 스완지의 슈팅 숫자(4회)와 토트넘과 에버튼의 슈팅 숫자(18회)가 동일했다는 사실이다. 그 정도로 QPR과 스완지는 철저히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고, 토트넘과 에버튼이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다만 박지성과 기성용, 둘의 개인적인 활약상을 비교하자면 그래도 기성용이 박지성보단 객관적인 면에서 조금 더 나은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기성용도 박지성처럼 22라운드 경기에선 에버튼의 두 차례 슈팅을 몸으로 저지하는 등 주로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면에서 기성용이 박지성에 비교적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성용은 에버튼전에서도 93%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전진 패스를 통해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전반 8분경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연결했으나 아쉽게도 약간 길어 팀 하워드 골키퍼의 차단에 막혔고, 35분경 미추의 골 포스트를 맞춘 슈팅 역시 기성용의 패스를 시작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기성용의 전진 패스를 이어받은 다이어가 스루 패스를 미추에게 연결해주었다). 롱패스도 6회 시도해 5회를 성공킨 기성용이었다.

반면 박지성은 아무리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안전 지향적인 패스로 일관했다. 수비 위주의 경기에선 길게 길게 뿌려주면서 한 번의 역습을 노리는 도전적인 패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박지성에겐 이 모습이 결여되어 있었다. 실제 박지성의 롱패스는 단 2회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연결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패스 성공률도 85%였다. 짧은 패스에 주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분명한 건 박지성 역시 팀 플레이에 주력하면서 레드납 감독의 일차 목표였던 0-0 무승부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즉, 이번 경기의 성격과 전술적인 포석 등을 고려하면 기성용과 박지성 모두 제 역할은 다 했다고 평가받아 마땅하다. 지나치게 외신 언론들의 평점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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