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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영국] 리암 퉈메이, 편집 김영범 기자 =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첼시는 팬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첼시는 요코하마에서 열린 코린치안스와의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만약 운이 조금 따라줬다면 우승은 첼시의 차지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데 실패했고, 코린치안스는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이 있었다.

코린치안스는 이날 경기에서 첼시에 맞춤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들은 활동량이 많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났으며 하미레스, 프랭크 램파드, 후안 마타, 에당 아자르와 빅토르 모지스가 버티고 있는 미드필드를 상대로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코린치안스는 충분히 공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공격진을 위해 많은 기회를 만들어줬다.

물론 첼시가 완벽하게 경기의 주도권을 내줬던 것은 아니었다. 개리 케이힐과 페르난도 토레스는 좋은 기회를 놓쳤고, 아자르와 모지스의 슈팅은 카시우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사실 코린치안스도 경기 내내 골 결정력이 부족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파올로 게레로와 이메르송이 화려한 기수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좀처럼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결승골에도 상당 부분의 운이 따랐다.

첼시는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그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는지,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은 코린치안스를 상대로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으리라 예상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경기는 시종일관 코린치안스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첼시 팬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라파 베니테스는 이날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베니테스는 후반 25분이 지나서야 오스카르를 빅토르 모지스 대신 투입했다. 이미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오스카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팀이 어려운 시기에 보통 영웅이 탄생한다. 디디에 드로그바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드로그바의 바통을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넘겨줬다. 토레스는 지난 3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완벽하게 부활한듯 보였다. 그리고 비로소 영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중요한 순간, 토레스는 모두를 실망시키고 말았다.

지난 몇 달 동안 '드디어 토레스가 부활했다!'라는 전조들이 여러 차례 보였다. 웨스트 햄을 상대로 처음 골을 넣었을 때 사람들은 그가 득점 행진을 이어가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QPR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때도 사람들은 설레발을 치기 시작했다. 드로그바가 팀을 떠났을 때 토레스가 팀의 중심으로 떠오리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마타, 아자르와 오스카르가 토레스를 지원하기 시작했을 때. 베니테스가 첼시로 부임했을 때. 그러나 결국 결과는 똑같았다.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토레스는 약한 팀들만을 상대로 골을 넣으며 강팀을 상대로는 어떠한 활약도 펼치지 못한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토레스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첼시의 전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탈락했지만,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은 살아나고 있고 여전히 많은 대회에서 트로피를 노려볼만 하다.

애초에 클럽 월드컵은 첼시로서는 '모 아니면 도'였다. 첼시는 전화위복을 노렸겠지만, 결과적으로 트로피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선수들은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됐으며 자신감도 잃었을 것이다.

베니테스 개인으로서도 매우 의기소침 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어느 감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베니테스는 자신의 개인 이력에 트로피를 추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첼시에서 오랫동안 남아 있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잉글랜드에서 베니테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첼시 팬들은 그를 용서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애초에 베니테스가 첼시 감독으로서의 생명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오직 승리만이 답이었다. 이제 패배자(loser)로서 귀환하는 베니테스는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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