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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영국] 댄 르빈, 편집 김영범 = 첼시 경영진은 두 가지 큰 잘못을 저질렀다. 팀의 전설인 감독을 자존심까지 짓밟아가며 경질한 것이 첫 번째고, 팬들이 가장 혐오하는 인물을 후임 감독으로 앉힌 것이 두 번째다.

#왜 하필 베니테스냐고!

첼시 팬들은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 경질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분노로 들끓었다. 그는 첼시에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팀의 전설이었고 무엇보다 팀에 첫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선물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팀을 떠나게 됐다. 디 마테오의 후임으로 누가 오던 첼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웬걸. 그의 후임이 라파엘 베니테스로 결정됐다. 베니테스 하면 떠오르는 팀은 리버풀이고, 당시 그는 주제 무리뉴 감독과 첨예한 대립 관계를 형성했었다. 베니테스는 첼시 팬들이 절대로 원하지 않는 감독의 1순위나 다름없었다.

베니테스는 무리뉴의 카리스마도 없고, 카를로 안첼로티가 주는 신뢰감도 없다. 그렇다고 디 마테오가 첼시 팬들에게 줬던 친근함은 더더욱 없다. 베니테스가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됐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팬들은 클럽 경영진을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일단 베니테스에 대한 첼시 팬들의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그가 리버풀에서 거둔 업적이 과대평가 됐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다. 유로파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분명 대단한 성과지만, 첼시 팬들은 베니테스가 발렌시아와 리버풀에서 각각 헥토르 쿠페르와 제라드 울리에 감독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고 비판한다.

베니테스는 리버풀에서 선수들의 영입에 각각 1천만 파운드씩을 투자했었지만, 대부분이 실패작으로 끝나면서 'B급 선수 영입 전문가'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이처럼 베니테스는 첼시 팬들이 가장 혐오했던 감독이었다!

과연 첼시 경영진은 팬들의 이러한 생각을 몰랐던 것일까? 만약 진심으로 몰랐다면 이는 그만큼 첼시가 팬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첼시 팬들로부터 사랑 받은 남자

지난 2011년 첼시는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을 데려오면서 디 마테오를 수석 코치로 임명했다. 이는 팀의 전설을 코치로 앉히면서 선수단에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디 마테오는 첼시에서 6시즌 동안 175경기 26골을 넣었고, 허벅지 부상으로 31살의 나이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첼시 역대 최고 베스트 XI에도 선정된 바 있다.)

이후 빌라스-보아스는 연이은 부진한 성적을 거둔 끝에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경질됐고 첼시는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모두에서 위기에 빠졌다. 프리미어 리그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챔피언스 리그 진출은 사실상 어려웠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6강 나폴리 원정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었다.

그러나 디 마테오는 첼시의 전설이었고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클럽의 역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이 부분이 결국 리더십으로 발휘되어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편집자 주 : 첼시는 페어 플레이 재정룰(FFP)의 시행을 앞두고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고, 챔피언스 리그 실패는 향후 클럽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막대한 수입을 올렸고 부진한 리그 성적에도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까지 확보했다. 이 덕분에 첼시는 올여름 에당 아자르, 오스카르, 빅토르 모지스 등을 영입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도 재정적인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디 마테오가 다소 억울하게 감독직에서 머물러난 것이 오히려 그가 팀의 전설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만들고 있다.

처음 그의 경질 소식이 발표된 이후 SNS 사이트에서의 첼시 팬들은 팀의 결정에 깊은 실망감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첼시의 어이없는 처사를 비판했고 자신들이 가장 사랑했던 인물이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첼시 구단주가 클럽의 이미지를 완전히 더럽힌 것이다.

디 마테오는 첼시와 팬들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하는 감독이었다. 그는 팬들이 토트넘을 짓밟는 것을 가장 즐거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디 마테오는 토트넘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를 거뒀다 : 5-1, 4-2)

물론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이 어려워진 것은 '현재' 첼시의 기준에서는 실망스러운 성적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진정한 첼시의 팬은 감독을 믿고 기다려줄 인내심을 갖고있다. 첼시 팬들은 전통적으로 클럽에 대한 충성심과 헌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정한 첼시인'이라면 절대로 팀의 전설을 버리는 행위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번 디 마테오의 경질은 첼시 팬들에게 깊은 모욕감을 줬다. 물론 주제 무리뉴 감독과 카를로 안첼로티가 팀을 떠났을 때도 팬들은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디 마테오는 팬들에게 훨씬 깊은 의미로 다가갔었다.

그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이전의 첼시와 현재를 잇는 연결 고리였으며,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는 순간 노장들과 함께 정신력 하나만으로 첼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과를 이룩한 감독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줄 치료제로 베니테스가 임명됐다. 이는 칼로 베인 상처에 물파스를 바르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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