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안녕하세요,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원정 경기에서 전술적인 변화를 모색하다 역으로 두들겨 맞으며 0-3 대패와 함께 조기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유벤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제로톱과 측면 수비수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의 미드필더 전진 배치 등 과감한 전술 변화를 모색했으나 0-3으로 패하며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의 선택은 결과론적으로 독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물론 디 마테오가 유벤투스 원정에서 이런 전술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문제였다. 첼시의 최종전 상대가 E조 최하위이자 이미 챔피언스 리그 탈락이 확정된 노르셸란드였기에 첼시는 사실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두어도 16강 진출에 유력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하기에 부담스런 유벤투스 원정을 앞두고 디 마테오 감독의 머리 속에선 이기는 것보다도 지지 말자라는 인식을 가졌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 첼시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선수비 후역습에 있었다. 분명 지난 시즌의 첼시는 지켜야 하는 경기들을 지켜내는 힘이 있었다.

문제는 지난 시즌의 첼시와 이번 시즌의 첼시는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는 데에 있다.

먼저 지난 시즌 첼시엔 디디에 드로그바가 있었다. 드로그바는 혼자서도 상대 수비진을 파괴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유형의 공격수였다. 그러하기에 전원이 수비를 보면서도 드로그바를 향한 롱패스 한 방에 골을 노려볼 수 있었던 첼시였다.

이에 더해 주장 존 테리와 부주장 프랭크 램파드 같은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지키는 축구를 장기간 단련해온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이 중심을 잡아줬기에 비로소 첼시는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등을 상대로 흔들리지 않으면서 상대의 파상공세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던 첼시가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4경기에서 2무 2패의 부진에 빠지며 3위로 주저앉은 이유도 바로 램파드와 테리의 부재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제 첼시엔 더이상 드로그바가 없다. 램파드와 테리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 첼시의 최대 강점은 바로 후안 마타와 에당 아자르, 그리고 오스카로 이어지는 공격형 미드필더 삼인방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 마테오 감독은 아자르를 최전방으로 끌어올리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삼인방 체제에 변화를 가했고, 측면 수비수 아스필리쿠에타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배치시켰다. 이로 인해 첼시의 역습은 자연스럽게 무뎌질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첼시가 실질적으로 아스필리쿠에타까지 수비 진영으로 내리면서 지나치게 웅크린 형태로 경기에 임하자 유벤투스는 자신있게 공격에 나섰다. 이로 인해 유벤투스는 전반에만 8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첼시를 몰아붙였다. 이 경기에서 유벤투스가 기록한 슈팅 숫자는 25개였고, 그 중 유효 슈팅은 13개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골도 다소 불운하게 터져나왔다. 전반 38분경 안드레아 피를로의 슈팅이 파비오 콸리아렐라의 발을 살짝 맞고 골로 연결된 것. 심지어 콸리아렐라마저 "이번엔 공이 살짝 굴절되어 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며 행운이 따랐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의 골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 자체가 바로 첼시 쪽에서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많은 슈팅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던 데에 있다. 이미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이했으나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선방과 애슐리 콜의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 덕에 어렵게 무실점을 이어오던 첼시였다.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다급해진 첼시는 60분경 아스필리쿠에타 대신 빅터 모제스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아직 팀이 재정비도 되기 전에 곧바로 콰드워 아사모아의 크로스를 아르투로 비달이  골로 연결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교체 투입 1분 만의 실점이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이 골 역시 하미레스의 발을 맞고 굴절된 것이었다.

패색이 짙어진 첼시는 전원 공격 태세로 임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종료 직전 역습 장면에서 첼시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든 세바스티안 지오빈코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0-3 대패를 당해야 했다.

팀의 주전 원톱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를 뺀 선택 자체는 그렇게 큰 문제였다고는 보지 않는다. 최근 토레스가 워낙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에 경각심 차원에서라도 변화가 필요한 첼시였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토레스의 빈 자리를 다니엘 스터리지나 빅터 모제스로 대체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아자르는 프로 선수 경력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최전방 공격수를 소화해본 적이 없는 선수였다. 첼시에게 있어서도 제로톱은 생소한 전술이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전문 공격수 스터리지나 힘이 좋은 모제스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급작스런 제로톱 구사는 독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안젤라 알레시오 유벤투스 감독 대행마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는 평소와는 다른 전술을 들고 나온 첼시를 상대했고, 어쩌면 이러한 선택이 우리의 승리를 도왔을 수도 있다"며 첼시의 제로톱 전술이 유벤투스의 대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동시간에 열린 노르셸란드와 샤흐타르의 경기에선 샤흐타르가 5-2 대승을 거두며 승점 11점 고지를 점령했다. 유벤투스 역시 승점 9점에 오르며 첼시와의 승점을 2점차로 벌리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샤흐타르와 유벤투스의 최종전에서 유벤투스가 승리하거나 무승부로 끝나더라도 첼시의 탈락은 확정이다(유벤투스가 무승부를 거두고 첼시가 노르셸란드전에서 승리한다면 양팀의 승점은 동률이 되지만, 맞대결 전적에서 유벤투스가 1승 1무로 앞서기에 유벤투스가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첼시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샤흐타르가 유벤투스에게 무조건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샤흐타르가 무리해서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즉, 이번 경기 패배로 인해 첼시는 조기 탈락 일보 직전에 몰렸다고 볼 수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예는 1992년 UEFA 챔피언스 리그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부임 후 첼시는 매번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하기에 첼시가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한다면 이는 상당한 수모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 챔피언스 리그 E조 순위

1위 샤흐타르 3승 1무 1패 승점 10점 골득실 +5
2위 유벤투스 2승 3무 승점 9점 골득실 +7
3위 첼시 2승 1무 2패 승점 7점 골득실 +1
4위 노르셸란드 1무 4패 승점 1점 골득실 -13



스마트폰에서는 골닷컴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최신 소식을 확인하세요!

[GOAL.com 인기뉴스]

[웹툰] 세리에A 소식통, PST 뉴스!
[웹툰] 나카타의 새로운 여행 - 9화
[웹툰] 챔스를 위한 마지막 퍼즐은?
베컴 차기 행선지는 파리 생제르맹?
英 언론 '오닐, 지동원의 임대 허락'

-ⓒ 믿을 수 있는 축구뉴스, 코리아골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설문

'6호골' 손흥민, 이번 시즌 몇 골 넣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