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안녕하세요,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한국 대표팀이 이란 원정에서 한 순간의 방심이 실점으로 연결되며 0-1 패배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전반적인 경기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분명 슈팅 숫자에서도 14대5로 3배 가까이 앞섰고 유효 슈팅 역시 6대3이었다. 점유율에서도 원정 팀임에도 불구하고 55대45로 우위를 점한 한국이었다.

게다가 한국은 전반에만 골대를 2번 강타했을 정도로 상대를 위협했다. 김보경의 헤딩 슈팅은 골대를 맞춘 후 불운하게도 상대 골키퍼 뒷발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 않았고, 곽태휘의 헤딩 슈팅 역시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갔다.

수비 역시 지난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와 비교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곽태휘와 정인환이 지키는 중앙 수비도 단단했고, 이란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측면 공격 위주로 나섰으나 윤석영과 오범석의 좌우 측면 수비는 이를 영리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이에 더해 55분경 마수드 쇼자에이가 퇴장을 당하면서 한국은 수적으로도 우위를 잡을 수 있었다. 이래저래 상황은 한국을 향해 미소를 짓는 듯 싶었다.

하지만 한 순간의 방심이 승패를 갈랐다. 75분경 이란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선에 대기하고 있었던 이란 주장 자바드 네쿠남이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후 한국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으나 이란의 육탄 방어와 '침대 축구'를 활용한 시간 지연 행위 등으로 인해 뚜렷한 활로를 열지 못했고, 결국 동점골을 넣는 데 실패하며 0-1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후 언론들과의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경기력은 오히려 2009년(당시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박지성의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보다 훨씬 좋았다. 많은 패스를 통해 상대를 끌어내야 했는데 서두르다 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어쩌면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 걸지도 모르겠다. 이란은 한국전을 앞둔 시점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면서 조 3위로 밀려난 상태였다. 즉, 월드컵 본선 직행권인 2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했다.

반면 한국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시점에서 2위 우즈벡에 승점 2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당연히 최강희 감독은 까다로운 이란 원정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기 보단 김신욱의 머리를 활용한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감행했다. 11대10의 수적 우위를 잡은 시점에서도 한국은 무리한 공격에 나서기보단 지키기에 더 무게 중심을 둔 듯 보였다. 즉, 승리에 대한 열망에서 이란이 앞섰고, 이것이 바로 집중력의 차이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새벽에 열린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도 한국-이란과의 경기와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 독일은 60분까지만 하더라도 미로슬라브 클로제의 2골에 힘입어 4-0으로 크게 앞서 있었다. 하지만 승리를 자신한 독일은 방심했고, 중앙 수비수 홀거 바드슈투버의 연이은 실수들이 이어지면서 62분부터 76분까지 단 14분 사이에 무려 3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인저리 타임에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걸 라스무스 엘름이 네쿠남을 연상시키는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4-4 드라마를 썼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기도 흡사했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한 건 홈팀 스페인이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프랑크 리베리의 단독 드리블 돌파 장면에서 스페인 수비수들이 올리비에 지루를 프리로 놓아두는 우를 범했고, 리베리의 크로스를 지루가 헤딩골로 연결하며 1-1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두 경기 모두 점유율에선 독일과 스페인이 크게 앞섰다(독일 62%, 스페인 66%). 즉,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이란 원정은 한국 입장에서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는 패배였다. 전반 골대를 맞춘 두 개의 슈팅 중 하나만 골로 연결됐어도 경기 내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쇼자에이가 퇴장 당한 시점에서 수적 우위를 잘 살렸다면 후반에도 승리를 거둘 기회는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결정력 부재와 순간적인 방심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이란 원정 첫 승리를 올릴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또한 지난 우즈벡과의 경기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세트피스에서 실점을 허용하며 세트피스 수비 시의 조직력 강화라는 당면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한국 대표팀의 3실점이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도 아직 한국은 이란에 골득실에서 앞선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한국은 조별 리그 4경기 중 3경기를 원정에서 치렀기에 이제 레바논 원정 한 경기를 제외하면 홈 3경기를 남겨놓고 있기도 하다. 조별 리그 초반 일정 자체가 불리하게 짜여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걱정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지난 2경기에서 드러낸 세트피스 수비를 가다듬어 앞으로의 경기들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에서는 골닷컴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최신 소식을 확인하세요!

[GOAL.com 인기뉴스]

[웹툰] 와싯의 파스타툰: 벤트너랑!
[웹툰] 날로 먹는 경기가 아니었어?
[웹툰]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10
벤 포스터 "맨유는 무자비한 구단"
토레스 "리버풀에 많은 걸 빚졌어"

- ⓒ 세계인의 네트워크 골닷컴 (http://www.goal.com/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