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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로빈 판 페르시와 알렉스 송을 동시에 이적시키며 주축들을 떠나보낸 아스날이 대신 이전보다 더 강인해진 수비와 다양한 공격 방식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에 신선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스날이 승격팀 사우스햄튼과의 12/13 시즌 EPL 4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골문을 맹폭하며 6-1 대승을 거두었다.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에이스 판 페르시의 공백을 드러내는 듯 싶었으나 이후 두 경기에서 무려 8골을 몰아넣으며 득점력 가뭄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아스날은 비록 에이스를 잃었으나 이를 통해 공격의 다양성을 획득했다. 루카스 포돌스키와 제르비뉴, 티오 월콧, 그리고 산티 카솔라 등이 득점포를 올리며 득점 루트의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은 득점에 있어 판 페르시 의존도가 비약적으로 높았다. 실제 팀 득점(74골)의 절반 이상이 판 페르시에게서 나왔다(30골 13도움, 43개의 공격 포인트). 송 역시 1골 11도움을 올리며 판 페르시의 골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심지어 판 페르시는 지난 시즌 무려 174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이는 팀 전체 슈팅 숫자(797개)의 22%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팀내 슈팅 숫자 2위인 선수는 티오 월콧(76개)으로 판 페르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슈팅 숫자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의 아스날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판 페르시부터 찾기 일쑤였다.

반면 이번 시즌 아스날은 포돌스키와 제르비뉴가 2골씩을, 카솔라와 월콧이 1골씩을 각각 넣으며 다양한 득점 분포도를 그리고 있다. 게다가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칼 젠킨슨을 제외한 9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모두 슈팅을 쏘며 팔색조 공격을 펼쳐보였다. 교체 투입된 3명의 선수들도 모두 슈팅을 한 차례 이상 기록했고, 월콧은 하나의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 현재까지 팀내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 산티 카솔라로 도합 15개를 기록 중에 있다. 그 뒤를 제르비뉴(9개)와 올리비에 지루(8개), 그리고 루카스 포돌스키(8개)가 잇고 있다.

사우스햄튼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바로 두 골을 넣은 제르비뉴였다. 이 경기에서 아르센 벵거 감독은 제르비뉴는 측면이 아닌 최전방에 투입하는 깜짝 포지션 변환을 시도했다. 이에 제르비뉴는 2골을 넣으며 감독의 믿음에 답해주었다.

그동안 제르비뉴는 측면에서 다소 답답한 플레이로 일관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최전방에 서자 제르비뉴는 동물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파괴해 나갔다. 도리어 측면보다도 최전방이 제르비뉴에겐 더 맞는 옷처럼 느껴졌다.

이에 대해 벵거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측면 미드필더를 스트라이커로, 스트라이커를 측면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전환하곤 했다. 지난 아시아 투어 기간동안 제르비뉴의 포지션 변경을 고려했다. 나는 당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제르비뉴는 스트라이커로 시험해 보았고,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갖췄으며 움직임이 상당히 좋은 선수이기에 중앙 수비수들이 그를 따라잡기 어렵다"며 제르비뉴를 최전방에 투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제르비뉴는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하기엔 슈팅 정확도가 기본적으로는 떨어지는 편에 속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의 장기인 변칙적인 움직임이 더 빛을 발하는 위치는 측면이 아닌 중앙에 있다. 특히 자신의 첫 골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 들면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깬 모습은 단연 백미였다.

이미 벵거 감독은 측면 선수였던 티에리 앙리를 EPL 최정상 공격수로 성장시킨 전례가 있기에 제르비뉴의 포지션 변경이 성공으로 귀결될 지 지켜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포돌스키와 카솔라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사이좋게 1골 1도움을 기록한 두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기여했다.

먼저 포돌스키는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키에런 깁스에게 찔러주며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고(깁스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맞고 굴절된 게 커버하러 오던 수비수 요스 후이펠트 발에 맞고 골로 연결됐다), 31분경 전매특허인 왼발 프리킥으로 직접 골을 넣으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카솔라 역시 경기 내내 절묘한 볼배급을 선보이며 팀 공격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벵거 감독 역시 카솔라에 대해 "그는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다. 그가 공을 잡길 바랄 정도다. 그는 기술적으로도 완벽하고, 넓은 시야를 겸비하고 있다. 위대한 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사우스햄튼이 승격팀으로 4경기에서 무려 14실점을 허용하며 최다 실점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게다가 포돌스키와 제르비뉴, 월콧, 그리고 아직까지 골을 신고하지 못한 지루 같은 선수들이 판 페르시처럼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하는 영웅적인 활약상을 펼칠 지는 다소 미지수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우스햄튼전에서 아스날이 보여준 공격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사실 이번 시즌 아스날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수비의 안정화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철의 포백' 당시 주축 수비수였던 스티브 보울드가 수석 코치 자리에 오른 이후 아스날은 이전과는 다른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아스날은 사우스햄튼전에서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으나 보이치에흐 스체즈니 골키퍼의 끔찍한 실수로 인해 아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적어도 포백 수비수들이 이 경기에서 실수를 저지른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사우스햄튼이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각각 2골씩을 넣은, 적어도 공격에 있어서 만큼은 상당한 능력을 갖춘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스날 포백진의 수비는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아스날은 4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최소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벵거 감독 부임 후 공격적인 팀 칼라를 자랑하던 아스날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겠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수비수 앨런 핸슨 역시 영국 공영방송 BBC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OTD)'에서 "아스날에게 있어 가장 의미가 큰 건 바로 4경기 1실점에 있다. 보울드가 상당히 많은 노력을 가한 것 같다. 전원이 하나의 유닛으로 전진하고 수비한다. 이번 시즌은 아스날에게 있어 특별한 시즌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어쩌면 이번 시즌 아스날의 최고 영입은 다름 아닌 보울드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아스날의 49경기 무패 행진은 2003년 5월, 사우스햄튼전 6-1 대승을 기점으로 이루어진 대기록이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아스날은 그 때와 똑같은 스코어로 사우스햄튼을 완파했다. 이는 아스날에게 있어 상당히 좋은 징조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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