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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잉글랜드의 명가' 리버풀이 아스날과의 지난 주말 경기에서도 0-2로 패하며 시즌 초반 3경기에서 1무 2패와 함께 클럽 역사상 50년 만의 가장 부진한 출발을 기록하고 있다.

리버풀이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시즌 첫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것. 물론 상대가 웨스트 브롬(0-3 원정 패)과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2-2 홈 무), 그리고 아스날(0-2 홈 패)로 까다로운 팀들을 연달아 상대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안필드 홈에서 2경기나 치르고도 승점 1점에 그친 건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리버풀이 시즌 첫 3경기에서 승점 1점 밖에 올리지 못한 건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50년 전인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즉, 50년 만에 기록하는 최악의 시즌 출발이라고 볼 수 있겠다. 리그 순위는 비록 초반이지만 골득실 -5로 강등권인 18위.

게다가 리버풀은 이적 시장 마지막 날에 풀럼 공격수 클린트 뎀프시 영입을 노렸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반면 앤디 캐롤이 웨스트 햄으로 임대를 떠나면서 팀의 공격 자원이 루이스 수아레스와 파비오 보리니, 단 두 명 밖에 남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브랜던 로저스 리버풀 신임 감독조차 아스날전이 끝난 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난 공격수 영입이 임박했다고 자신하고 있었으나 이에 실패하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었다"며 캐롤을 임대 보낸 걸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리버풀 팬들은 공격수 보강에 실패한 수뇌진에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결국 존 헨리 구단주는 공개 서한을 통해 "우리 역시 추가적인 공격수 영입에 실패한 사실에 실망했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이적 시장 마지막 날까지 다수의 공격수들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영입을 추진했으나 아쉽게도 합리적인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지난 2년간 벌어진 많은 실수들로 인해 우리의 재정은 악화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 리버풀이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세부적으로 따져보다면 첫째로 공격수 보강에 실패한 걸 꼽을 수 있겠다. 실제 리버풀은 첫 3경기에서 무려 52개의 슈팅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2골에 그치며 심각한 득점력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에이스 수아레스의 득점력 기복이 심각하다. 수아레스는 다른 동료들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슈팅(경기당 평균 5.7)을 기록하고 있으나 정작 1골 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프리킥 골이었다. 아직까지 필드골이 없는 수아레스이다.

하지만 리버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순한 득점력 부재 그 이상에 있다. 사실 지금의 리버풀이 이렇게 무너지게 된 건 바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경질 후 지난 2년간 3명의 감독이 재직하면서 전체적인 팀 전술의 변화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변했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선수 이동이 이루어졌다.

그나마 로이 호지슨과 케니 달글리시는 전술적인 면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기에 변동폭이 적은 편에 속한다. 문제는 바로 달글리시와 신임 감독 로저스가 전술적으로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말 그대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겠다.

달글리시는 전통적인 영국식 축구를 추구하던 감독으로 롱볼 전술을 활용했다. 이를 위해 영입한 선수가 바로 캐롤과 찰리 아담, 스튜어트 다우닝, 그리고 조던 헨더슨 같은 선수들이었다.

반면 로저스 감독은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짧은 패스를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감독이다. 속칭 바르셀로나식 '티키타카(원터치 패스)'를 추구하고 있다. 결국 캐롤과 아담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리버풀을 떠나야 했고, 헨더슨은 아직까지 EPL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자신보다 두 살 어린 존조 셸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문제는 이러한 로저스 방식의 전술에 기존 리버풀 선수들이 적응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 중에서도 주장 제라드가 로저스식 축구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꼽을 수 있다. 그는 동료 선수들이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동안 홀로 특유의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며 겉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제라드는 EPL 3경기에서 80.3%에 불과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롱패스를 자주 구사해야 하는 골키퍼 레이나와 공격수 수아레스에 이어 팀내에서 3번째로 낮은 수치기도 하다. 동료 미드필더 조 앨런이 무려 94.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제라드는 지난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도 숏패스 실수를 저지르며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게다가 로저스식 티키타카는 수비진과 레이나 골키퍼에게 상당한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시즌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리버풀이 올 시즌 EPL 3경기에서 무려 7실점을 허용하며 팀 최다 실점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바르셀로나식 축구는 골키퍼부터 패스가 시작된다. 또한 무의미한 걷어내기를 지양한다. 문제는 수비진에서 짧은 패스나 백패스를 구사하다 상대 공격진에게 끊길 경우 이는 바로 실점으로 직결된다는 데에 있다. 당연히 수비와 골키퍼가 가장 많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터프한 수비를 자랑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동료 수비수 다니엘 아게르에 비해 부족한 마르틴 스크르텔이 새로운 전술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들을 들어보도록 하겠다. 웨스트 브롬과의 개막전에서 스크르텔은 63분경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끌다 셰인 롱에게 공을 뺏겨 페널티 킥을 헌납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선 백패스를 구사하다 카를로스 테베스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이렇듯 수비 진영에서의 실수들이 이어지자 골든 글러브(EPL 시즌 최고의 골키퍼에게 수여되는 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레이나도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는 하츠와의 유로파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자신의 정면으로 향한 슈팅을 잡으려다 흘리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어진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도 산티 카솔라의 골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나 또 다시 실점을 허용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하지만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면 바로 로저스와 함께 스완지 시티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앨런이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고, 신성 라힘 스털링과 셸비가 빛나는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찌됐든 리버풀을 소유하고 있는 FSG는 올 여름, 장기적으로 팀을 조립해나갈 젊은 감독을 물색했고, 그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건 로저스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제 그를 믿고 그에게 팀을 180도 달라진 전술로 팀을 조립해나갈 충분한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헨리 구단주 역시 공개 서한에서 "우리는 16주 후 이적 시장이 열리기만을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향후 16년과 그 이상을 보고 있다"며 장기적인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EPL 무대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있는 돌풍의 팀 스완지가 현재의 모습이 된 건 1, 2년 사이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또한 스완지가 현지 언론들로부터 '스완셀로나(스완지+바르셀로나)'라는 애칭을 얻게 된 것 또한 로저스 개인의 공이 아니다. 2007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부임 후 파울루 소사와 로저스를 거쳐 미카엘 라우드럽에 이르기까지 5년간 하나의 전술적인 토대 하에 팀을 만들어 나갔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현재 리버풀에 필요한 건 바로 전술적인 지속성이다. 명가로서의 자존심으로 인해 인내심을 잃는다면 악순화의 고리가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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