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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날의 주장 로빈 판 페르시가 라이벌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아스날은 판 페르시마저 팀을 떠나면서 2005년 파트릭 비에이라를 시작으로 연달아 주장들이 이적 수순을 밟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판 페르시가 마침내 아스날을 떠났다. 판 페르시의 이적은 이미 지난 7월, 판 페르시가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스날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폭탄 선언을 한 후 기정사실화된 문제였기에 이적 자체에 따른 문제는 그리 크지 않다.

판 페르시의 이적이 아스날 팬들에게 충격을 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라이벌 맨유로 떠났다는 데에 있다. 마치 이번 이적은 과거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루이스 피구가 레알 마드리드로, 토트넘 주장 솔 캠벨이 아스날로 이적한 것과 비견할 만한 일대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맨유행 루머가 있었을 당시 'CNN 피어스 모건쇼'를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메리칸 갓 탤런트'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유명 영국 출신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판 페르시가 아스날을 떠나 맨유로 갈 것 같다. 자살해버릴까?"라는 극단적인 글을 남겼을 정도였다.

아스날과 맨유 사이에서 선수 이적이 이루어진 건 2008년 여름, 미카엘 실베스트레가 마지막이다. 이 이적의 경우 그리 이슈화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실베스트레가 당시 백업 수비수에 불과했기 때문. 즉, 주전급 선수가 이적한 건 1989년 비브 앤더슨이 마지막이다. 참고로 비브 앤더슨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고 처음으로 영입한 선수로 유명하다.

이후 맨유와 아스날은 '피자 게이트(세스크가 퍼거슨 감독에게 피자를 던진 사건)'를 비롯해 비에이라와 로이 킨의 터널 충돌(선수들이 입장하는 터널에서 말다툼이 붙었음), 그리고 마틴 키언의 루드 판 니스텔루이 조롱 사건 등 숱한 사건 사고를 양산해내며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뜨겁게 달구었다. 당연히 두 구단 사이에서 에이스급 선수의 이적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판 페르시 영입을 위해 직접 런던으로 넘어와 '오랜 숙적' 벵거를 설득했고, 결국 벵거는 24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판 페르시의 맨유행을 허락했다.

판 페르시가 아스날을 떠나면서 이제 아스날은 2005년 비에이라의 유벤투스 이적을 시작으로 티에리 앙리(2007년 바르셀로나), 윌리엄 갈라스(2010년 토트넘), 세스크(2011년 바르셀로나), 그리고 판 페르시(2012년 맨유)에 이르기까지 정식 주장들이 연달아 팀을 떠나고 있다. 앙리가 주장 완장을 찬 이후 아스날의 평균 주장 재임 기간은 채 2년이 되지 않는다. 아스날 유니폼을 입은 채 영예롭게 은퇴한 주장은 '미스터 아스날'로 유명한 토니 아담스가 마지막이다. 이 정도면 주장 완장의 저주라고 불러도 무방할 수준이다.

그러면 아스날이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연달아 주장들이 팀을 떠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승 트로피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실제 아스날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맨유와 우승 트로피를 경쟁하며 EPL 양대 강호로 군림하고 있었으나 2004/05 시즌 FA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7년 무관에 시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주장은 바로 비에이라이다.

실제 아스날의 전설적인 공격수 이안 라이트는 판 페르시가 재계약 포기를 선언하자 '더 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로빈의 결정에 비난하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아스날은 매해 여름마다 적어도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를 잃었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하는 데 실패했다. 몇몇 사람들은 선수들이 오직 돈만 보고 움직인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가 선수들에게 많은 돈을 주겠지만, 그들이 선수들을 유혹하는 건 바로 트로피다"며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아스날 이탈이 우승 트로피 부재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이번엔 지난 시즌과는 달리 '쾰른 왕' 루카스 포돌스키와 프랑스 리그 득점왕 올리비에 지루를 동시에 보강하면서 일찌감치 판 페르시의 이적에 대비했다는 데에 있다. 실제 지루 영입을 주도한 아스날 스카우터 질레 그라망디는 지루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판 페르시와의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에 대비책으로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아스날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사미르 나스리가 이적한 후 뒤늦게 선수 보강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전례가 있다. 결국 맨유와의 EPL 3라운드 경기에서 2-8 역사적인 대패를 당하자 뒤늦게 이적 시장 마지막 날에 이르러서야 미켈 아르테타와 요시 베나윤을 충동구매해야 했다.

일단 포돌스키와 지루는 쾰른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좋은 활약상을 펼치며 4-0 대승에 기여했다. 특히 포돌스키는 친정팀 상대로 2골을 넣었고, 이에 아스날 팬들은 판 페르시 응원가를 포돌스키로 바꿔 부르며 포돌스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만약 이들이 잉글랜드 무대에 잘만 적응한다면 아스날은 판 페르시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 주에 영입한 말라가 에이스 산티 카솔라도 가세했기에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놓고 본다면 판 페르시의 이적은 아스날 팬들에게 큰 상처로 남을 것이다. 주장들이 연달아 팀을 떠난다는 건 분명 좋은 징조는 아니다. 결국 아스날이 3년 연속 이루어지고 있는 전임 주장들의 이탈극(갈라스-세스크-판 페르시)을 막기 위해선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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