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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으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나는 폴커 핀케 단장 덕분에 쾰른에 입단했다. 전체적인 상황은 모르겠지만, 핀케 단장과 스탈레 솔바켄 감독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불화설은 단지 헛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입단 직후 지역 신문에 어떤 환영 기사가 실려 있을까 기대하고 펼쳐 보니…

'감독은 계약을 발표할 때까지 정대세가 오는 것을 몰랐다', '단장 마음대로 선수를 데려왔다'라든지, '정대세가 쾰른을 구할 수 있을까?' 같은 부정적인 기사 제목이 많아 바로 휴지통에 버렸다. 이는 어디까지나 언론의 이야기였기에 과장이 있을지 몰라 믿지 않았지만, 당사자인 내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강등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팀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즉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나는 입단 이후 3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고, 나의 영입은 구단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그리고 잔류를 향한 중요한 포인트인 헤르타 베를린과의 홈경기 승리 직후 사건이 일어났다.

"핀케 단장이 구단과의 방향 차이로 사임하게 됐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청천벽력. 마른 하늘이 아니라 흐린 하늘에 벼락이 친 셈이긴 하지만, 베를린전에서도 출전이 없었던 내 미래에는 먹구름이 자욱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낸 선수가 프로가 된다. 프로에 입단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한 해밖에 내 능력을 보여줄 시간이 없다고 생각으로 열심히 하면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신념 하에 여기까지 승부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어른의 사정'이라는 외적인 요소가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인맥이 큰 힘을 가지고 있고, 같은 레벨의 선수가 있다면 결국은 감독의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선수 선택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정치력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최근에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알고는 있어도 여전히 잘하지는 못한다. 결국엔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선수들과 훈련하며 싸우고 있는 이상, 시간을 들이면 인간의 마음을 절대로 바꿀 수 있다는 당초의 신념을 유지하고 있다.

감독의 눈에 띄는 선수라는 것은 결국 '마음'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날마다 변함없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주위를 봐도 결과적으로 살아남은 것은 재능이 있더라도 정상에 오르기 위한 노력을 한 선수다. 반대로 빠르게 사라지는 선수는 감독을 거역하는 선수지만, 이곳에 그정도의 바보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력은 선수의 열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수도 있지만,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정치력이 전혀 없다면 그 노력도 소용이 없을 수 있다.

자신의 앞에 어떠한 상황이 나타난다고 해도,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걱정하면 된다. 내 앞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옛날에 본 영화의 대사를 머릿속에서 반복한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손톱줄이라고 생각해라. 시간이 지날 수록 네 손은 빛이 나겠지만, 상대는 닳아간다."

조금 지나친 표현을 해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결코 지금의 감독이 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웃음) 지금 다른 선수보다 조금 후퇴한 입장에 있는 만큼, 그 상황을 이겨내려는 방법일 뿐이다. 오늘도 감독은 나와의 대화에 흔쾌이 응해주었다. 따뜻한 말을 걸어주고, 방향을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언제든 와서 이야기를 해도 좋다고 해주었다.

일본의 풍습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감독에게 이야기를 하러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주위의 눈에 띄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대부분의 선수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감독과 의사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이나모토 준이치 선수가 말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긴 이야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라운드 위에서 힘을 보여주는 것이 첫째이고, 그 이외의 부분에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지난주말에는 카가와 신지 선수가 소속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가 있었다. 이 글의 흐름대로, 나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도르트문트는 독일로 건너온 이후 TV에서나 경기장에서나 가장 많이 관전한 팀이다. 그 상대와 같은 경기장에 서지 못하고 옆에서 관전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지만, 지켜보는 것만으로 큰 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경기에서 카가와는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고, 쾰른은 1-6이라는 참패를 당해버렸다. 무엇보다도 팀이 지는 상황에서도 투입되지 않는 자신에게 가장 화가 났다. 과거에도 카가와는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독일 2부에서 싸우면서 그의 발밑 정도에는 미치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맞붙고 나니 오히려 그의 대단함을 더욱 알 수 있게 됐다.

나는 잔류 싸움을 하고 있는 팀에서 주전은 커녕 경기에 도중에도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 MVP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카가와가 정말 자랑스럽다. 적어도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존재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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