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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손흥민과 구자철이 분데스리가 2라운드서 11/12 시즌 첫 출전을 기록하며 새로운 발을 내딛였다. 아직 시즌 극초반에 불과하지만, 두 선수의 행보는 상반된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 선수 개인의 입지

먼저 선수 개인의 팀내 입지만을 놓고 보면 손흥민은 확고한 주전을 넘어 팀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구자철은 선발출전은 고사하고 현재로선 이번 시즌에도 많은 출전 시간을 얻기는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일단 함부르크는 이번 시즌을 리빌딩의 해로 잡고 있다. 루드 반 니스텔루이(35, 말라가)와 제 호베르투(37, 알 가라파), 프랑크 로스트(38, 뉴욕 레드 불스), 요리스 마타이센(31, 말라가), 그리고 콜린 벤야민(32, 1860 뮌헨) 같은 베테랑 선수들을 방출하는 대신 첼시 유스 출신 4인방 마이클 맨시엔(23)과 제프리 브루마(19), 괴칸 퇴레(19), 그리고 야코포 살라(19))를 비롯해 페르 칠리안 셸브레드(24. 로젠보르크)를 영입하면서 함부르크는 올 시즌 젊은 팀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실제 함부르크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3.7세로 분데스리가 18개팀들 중 가장 어리다.

이러한 함부르크 개혁의 중심은 바로 손흥민이다. 실제 함부르크가 새 시즌 포스터 모델로 팀의 에이스 믈라덴 페트리치나 주장 아이코 베스터만, 그리고 독일 대표팀 왼쪽 풀백 데니스 아오고가 아닌 새 시즌 손흥민을 선택했다는 건 손흥민에 대한 함부르크 구단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거 호나우두와 야프 스탐, 반 니스텔루이, 그리고 아르옌 로벤 등을 발굴해낸 함부르크 신임 단장 프랑크 아르네센마저 'NDR'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해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극찬했을 정도.

애초에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와의 개막전 선발 출전이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급작스러운 독감 증세로 인해 출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 헤르타 베를린과의 2라운드를 앞두고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에 선발 출전은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하루 전 미하엘 외닝 감독은 헤르타전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손흥민을 선발 출전시킬 것임을 전했고, 결국 11/12 시즌 분데스리가 첫 선발을 기록하게 된 손흥민은 61분경 2-1로 앞서는 골을 넣으며 팀에 승리를 선물하는 듯 보였다(경기 종료 2분 전 헤르타 수비수 안드레 미야토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빛을 바랬다).

손흥민에 대한 기대치는 팬들의 반응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이 골을 넣자 홈 구장을 찾은 함부르크 팬들은 마치 경기장이 떠나갈 듯이 큰 함성으로 "손"을 외쳤다.

비단 손흥민의 활약상은 골에만 그치지 않았다. 다소 행운이 이어졌던 건 사실이지만, 페트리치의 페널티 킥을 유도해낸 것도 손흥민의 슈팅에 의한 것이었고, 2-1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퇴레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연결해주었으나 아쉽게도 퇴레의 슈팅은 토마스 크라프트 헤르타 골키퍼에게 막혔다.

게다가 한동안 함부르크는 손흥민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코파 아메리카 득점왕 호세 파올로 게레로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최소 3주 이상 결장이 확정되었고, 백업 공격수 마커스 베리 역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현재 함부르크 선수단 중 전문 공격수는 페트리치와 손흥민 밖에 없다.

반면 구자철의 팀내 입지는 다소 불안한 게 사실이다. 원래 구자철은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프리 시즌 내내 선발군과 함께 뛰었다. 비야레알과의 프리 시즌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구자철은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독일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트래슈(23)가 분데스리가 개막 일주일 전, DFB 포칼 1라운드를 앞두고 볼프스부르크에 합류하면서 구자철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구자철 대신 트래슈를 미드필드 라인에 투입했고, 플랫형 4-4-2로 포메이션을 전환한 것. 트래슈 영입 이전까지 볼프스부르크는 다이아 4-4-2를 활용했었고,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드 라인 중 구자철은 지난 시즌까지 디에구가 맡았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었다.

게다가 볼프스부르크는 지속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 중에 있다. 아직까지도 디에구가 볼프스부르크로부터 수령하고 있는 고액 주급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적 제의를 수락하지 않고 있지만, 마가트 감독은 디에구가 팀을 떠나는 순간 그를 이적시키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가지고 곧바로 다른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하겠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만약 볼프스부르크가 새로운 공격형 미드필더를 추가한다면 구자철의 출전 기회는 이전보다 더 줄어들게 되는 건 당연지사라고 할 수 있겠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구자철은 69분경 교체 투입되어 25분여를 소화했으나 이렇다할 활약상을 펼치지 못했다.

애초에 마가트 감독은 많은 선수단을 팀에 보유하면서 무한 경쟁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에 전념하는 감독이다. 그만큼 선수들간의 선발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함부르크 미드필드 라인이 구자철을 제외하면 전원 마가트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구자철에게 있어 불리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하산 살리하미치치는 1995년 마가트가 처음으로 함부르크 지휘봉을 잡자마자 1군으로 끌어올린 선수였다. 게다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마가트가 바이에른 뮌헨 감독직을 수행하던 시절에도 한솥밥을 먹었었다. 조수에와 하세베 마코토는 마가트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볼프스부르크 감독직을 수행하던 기간동안에 자신이 직접 영입했던 선수이다. 이들은 마가트와 함께 볼프스부르크의 우승을 견인했다. 파트릭 옥스와 크리스티안 트래슈는 올 여름에 마가트가 영입한 선수들이다. 특히 트래슈는 팀의 주장 완장까지 줄 정도로 신임을 보내고 있다.

반면 구자철을 영입한 감독은 볼프스부르크 전임 감독 스티브 맥클라렌이었다. 마가트 감독 자신이 직접 선택한 선수는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실제 현재 볼프스부르크 선발 라인업 가운데 투톱과 중앙 수비수 시몬 카예르를 제외하면 전원 마가트가 직접 영입했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시즌 주전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던 페테르 페카릭마저 중앙 미드필더인 하세베에 밀려 벤치를 지키고 있는 상황. 그러하기에 구자철의 선발 라인업 진입은 앞으로도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 환경적인 요인 및 감독의 역량

이에 반해 팀 분위기 및 감독의 역량에선 볼프스부르크가 함부르크보다 훨씬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마가트 감독이 독불장군식 선수 관리로 오명을 떨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독일 현지 축구 전문가는 없을 정도. 그러하기에 많은 독일 언론들은 볼프스부르크가 이번 시즌 유로파 리그 진출권도 노려볼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볼프스부르크는 쾰른과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서 3-0으로 승리했고, 이어진 바이에른 뮌헨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도 선전했다. 비록 경기 종료 직전 루이스 구스타보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0-1로 패했으나, 사실 87분경 오프사이드 판정과 함께 취소된 파트릭 헬메스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그러했기에 경기가 끝나자마자 마가트 감독은 "재앙과도 같은 판정이었다. 비디오 판독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즉, 비록 바이에른에게 패했다고는 하지만, 심판의 오심이 없었더라면 최소 비겼거나 혹은 이겼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던 경기였다. 그 정도로 최근 볼프스부르크의 경기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선수들이 매 순간마다 최전방에서부터 강도높은 압박을 펼치면서 상대를 괴롭힌다. 마가트식 지옥 훈련이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마가트 감독은 함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 바이에른 뮌헨, 볼프스부르크, 그리고 샬케 등을 거치면서 많은 선수들을 성장시킨 감독이다. 알렉산더 흘렙과 필립 람, 케빈 쿠라니, 안드레아스 힌켈, 그리고 크리스티안 겐트너를 성장시키면서 슈투트가르트 유치원 원장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그는 볼프스부르크에서도 에딘 제코와 마르첼 셰퍼, 그리고 그라피테 같은 선수들을 키워냈다. 또한 샬케에서도 조엘 마팁(19)과 율리안 드락슬러(17) 같은 유스팀 선수들을 상당수 성장시켰다.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에 속한다. 마가트는 일본 대표팀 주장 하세베 마코토를 비롯해 우치다 아츠토와 하오 준민, 그리고 알리 카리미 등을 분데스리가로 데려온 장본인이다. 실제 마가트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이 성실하고, 열심히 뛰며, 전술 이해도가 높기에 선호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즉, 구자철이 마가트 감독의 지시대로 잘 성장해 준다면 이전의 마가트 감독이 키워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대형 선수로 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원래 경쟁은 선수를 더욱 성장케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게다가 마가트 감독이 다재다능하면서도 성실한 선수를 선호하기에 구자철은 마가트가 좋아할만한 요소를 많이 갖춘 선수이다.

볼프스부르크의 향후 일정도 다소 수월한 편에 속한다. 다음 상대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끝에 간신히 잔류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원정)이고, 프라이부르크와 원정 2연전을 치른 후 샬케와 홈에서 격돌한다. 그 후 호펜하임(원정)과 카이저슬라우턴(홈)을 연달아 상대하게 된다.

반면 함부르크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하다. 개막전서 도르트문트에게 1-3으로 완패한 데 이어 승격팀 헤르타 베를린과의 시즌 홈 첫 경기에서도 경기 내용에서 밀리면서 간신히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실 도르트문트와의 개막전에서 함부르크가 이길 거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문제는 경기 내용이다. 비록 결과는 1-3이었으나 내용에선 0-5 이상의 스코어가 났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다. 함부르크의 마지막 한 골도 사실상 승부가 다 판가름난 상태에서 도르트문트가 주축 선수 3명을 빼고 난 이후에 나온 골이었다.

이어진 헤르타와의 시즌 홈 첫 경기는 함부르크 팬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북독의 강호' 함부르크 정도라면 승격팀 헤르타를 상대로 홈에서 압도하는 경기를 보여줬어야 했었다. 하지만 정작 경기를 주도한 건 원정팀 헤르타였다. 비록 최종 스코어는 2-2였지만, 헤르타는 이 경기에서 골포스트만 무려 3번을 맞췄다. 이 중 하나만 골로 연결됐어도 승자는 헤르타였을 것이다.

외닝 감독은 지도력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감독이다. 실제 그가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건 2008년 뉘른베르크에서였는데, 당시 그는 팀을 분데스리가 무대로 승격시키기는 했으나 분데스리가 첫 시즌에 도르트문트에 0-4, 함부르크에게 0-4, 그리고 쾰른에게 0-3으로 연달아 대패하면서 팀을 강등권으로 추락시켰고, 결국 2009년 12월, 조기 경질되고 말았다. 외닝의 후임이었던 디터 헤킹 감독이 후반기에 순위를 많이 끌어올려준 덕에 뉘른베르크는 극적으로 잔류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외닝이 거둔 성적도 처참한 수준이다. 첫 경기에서 쾰른을 상대로 6-2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이후 7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고 말았다(5무 2패). 게다가 개막 후 첫 2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치면서 9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치욕적인 무승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하기에 독일의 베팅 사이트에서 개막 전 외닝을 경질 1순위로 꼽았다. 현재도 외닝은 독일 현지 언론들로부터 쾰른의 스탈레 솔바켄 감독과 함께 위기의 남자로 표현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함부르크의 시즌 초반 일정이다. 이제 함부르크는 다음 라운드에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하고, 5라운드엔 베르더 브레멘과 북독 더비를, 7라운드와 8라운드엔 전통의 강호 슈투트가르트와 샬케를 연달아 만난다. 그마저도 이 중 홈 경기는 샬케전 단 하나 밖에 없다. 즉, 강호들과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되는 셈.

어린 선수들의 경우 분위기를 상당히 많이 타는 경향이 있다. 그러하기에 이 힘든 초반 일정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이번 시즌 함부르크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상태이기에 앞으로가 더욱 걱정된다는 데에 있다.




# 결론

이렇듯 현재 개인의 입지만을 놓고 보면 손흥민이 구자철을 앞서있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손흥민의 경우 팀이 현재 흔들리고 있고, 언제 감독이 바뀌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태이다. 게다가 시즌 초반부터 죽음의 일정을 치르고 있기에 자칫 잘못하면 일찌감치 강등권을 헤맬 위험성이 있다(현재도 16위로 강등권에 위치하고 있다).

반면 볼프스부르크는 시즌 초반 상당히 고무적인 경기 내용을 펼쳐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일정도 수월한 편에 속한다. 애초에 기대치 자체도 유로파 리그 진출권이었을 뿐 아니라, 초반 기세를 살린다면 챔피언스 리그 복귀도 노려봄직 하다. 비록 구자철은 현재로선 다소 불안한 입지에 놓여있다고는 하지만, 인내하고 견디다 보면 고생 끝에 낙이 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마가트 감독이 체력전으로 경기를 임하는 스타일이기에 주전들로만 한 시즌을 돌릴 수도 없다. 분명 구자철에게도 기회는 올 것이다.

이 점에서 손흥민과 구자철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닝은 전적으로 손흥민을 밀어주고 있지만, 지도력 면에선 다소 의구심이 있는 감독이다. 반면 마가트는 구자철에게 치열한 주전 경쟁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 분명하지만, 지도력 하나만큼은 확실한 감독이다.

물론 최선은 손흥민이 매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함부르크의 구세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구자철도 교체 투입을 통해 마가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볼프스부르크의 호성적에 기여하면 더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두 코리안리거들의 활약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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