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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정재훈 기자 = "가레스 베일이 1억 유로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FC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의 말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베일을 영입하기 위해 1억 유로를 준비했다. 이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지난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당시 기록한 9,000만 유로를 훌쩍 뛰어넘는 세계 최고 이적료다. 당시만 해도 쉽게 깨지지 않으리라 예상되었지만, 불과 4년 만에 기록이 갈아치워 질 수도 있다.

베일은 지난 시즌 전문 공격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1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골 기록도 훌륭하지만 베일의 활약은 단순히 수치로는 부족하다. 베일은 팀이 어려울 때면 어김없이 골을 기록했고 소속팀인 토트넘이 시즌 막판까지 4위 싸움을 펼치는 데 중심이었다.

토트넘은 결과적으로 첼시, 아스널에 밀리며 5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베일이 지난 한 시즌 동안 보여준 퍼포먼스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베일은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 3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2007년 호날두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수집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당연히 베일을 영입하기 위해 분주하다. 5,000만 유로 수준에서 시작된 베일의 몸값은 한 달이 지나자 두 배로 폭등했다. 베일 자신의 우상이라던 호날두의 이적료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베일을 원하는 이유는 또 있다. 베일은 지금 기량만으로도 현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또 다른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일의 활약은 비단 지난 시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베일은 이미 2010/11 시즌부터 특급 공격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인테르 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고 오른쪽 수비로 꼽히던 더글러스 마이콘을 농락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베일은 자신의 장점을 늘려나갔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호날두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무회전 프리킥까지 장착했다. 좋은 선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인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비록 토트넘과 웨일스라는 비교적 약팀에 뛰기 때문에 다른 특급 선수들에 비해 국제무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능력만으로 그런 단점을 불식시키고도 남는다.

하지만 과연 1억 유로라는 이적료가 적당할까? 최근 유럽 이적시장의 '거품'을 고려하더라도 현실적이지 못한 금액이다. 1억 유로(약 1,500억)라면 연봉 1억인 사람이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1,500년 동안 모아야 가능한 금액이다.

베일의 우상이자 현재 세계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인 호날두와 비교해보자. 호날두는 베일과 직접 비교하기 가장 좋은 선수다. 앞서 언급한 것을 포함해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도 흡사하며 호날두가 이적할 당시 나이와 지금 베일의 나이도 24세로 같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한 호날두는 초반 2~3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적응하지 못한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동갑내기 웨인 루니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2006/07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 정상급 선수로 떠올랐다.

호날두는 맨유를 EPL 3연패와 2007/08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리그에서는 31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꼬리처럼 따라다니던 강팀과의 경기에서 부진하다는 지적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어느 정도 그 비난을 떨쳐 버렸다.

베일도 호날두와 많이 닮았다. 베일은 한때 경기에 나서면 팀이 패하는 징크스에 시달릴 정도로 불운했다. 하지만 측면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고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와 정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통해 토트넘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베일은 토트넘에서 이룬 것이 하나도 없다. 비록 토트넘 전력이 맨유보다 약하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무의미하지만 적어도 베일은 토트넘을 4위 이내에 진입시켰어야 했다. (4위를 차지한 2011/12 시즌은 베일의 활약이 독보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아직 지난 시즌 같은 활약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적어도 호날두처럼 3시즌 이상은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쳐야지 '1억 유로의 사나이'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올여름 최고 이적료로 추정되는 에딘손 카바니만 봐도 알 수 있다. 카바니는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했고 나폴리에서 3시즌 동안 138경기에 출전해 104골을 기록했다. 기복 없는 플레이로 세계 최고 공격수로 떠오른 것이다.

베일의 임팩트가 카바니보다 컸을지는 몰라도 꾸준함에서는 몇 년 전 호날두는 물론이고 카바니보다도 못하다.

아마도 레알 마드리드도 베일의 값어치가 1억 유로는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자기들이 원하는 선수라면 그 어떤 돈을 지불하고라도 데려올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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