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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용훈 기자 = 오는 28일에 진행될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의 하나로서 2002 월드컵이나 작년 올림픽때처럼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론 국제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큰 좌절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이 뜨겁기에 향후 4년의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리더 선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 나선 정몽규, 허승표, 윤상현, 김석한 등 4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축구협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축구협회의 '선진적인 행정'과 '국제 경쟁력'을 약속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가 여론의 질타를 맞은 것은 후진적인 행정 때문이었다. 직원의 공금횡령을 무마하기 위해 비리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비상식적 행태를 보이는가 하면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밀실에서 A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게다가 계약에 의해 마땅히 지급해야 할 잔여 연봉도 지급하지 않아 법정다툼까지 벌이는 초유의 사태를 연출하고 있다. 깔끔하지 못한 행정은 최근 몇 년간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제 업무 능력의 부족도 논란을 키웠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 후 박종우가 독도 세리머니를 한 것이 문제가 되자 일본축구협회에 굴욕적인 이메일을 발송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사실 국제 무대에서는 한국 축구를 대변해줄 인물이 많지 않다. 현재 한국에는 FIFA(국제축구연맹)집행위원이 단 1명도 없다. 상임위원도 없다. 중국은 1명의 집행위원과 1명의 상임위원을, 일본은 4명의 상임위원을 보유하고 있다. AFC(아시아축구연맹)에서도 마찬가지다. 23명의 집행위원 중 중국과 일본은 각각 1명씩이 있지만 한국은 없다. 상임위원 102명 가운데서도 한국인은 7명에 불과하다. 일본은 9명을 데리고 있다.

4명의 후보들은 선진행정, 국제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방법론은 제각각이다. 먼저 정몽규 후보는 '시장 확대'를 통해 선진 행정을 일구어내겠다는 생각이다. 축구협회 예산 3천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쓸 돈을 대폭 늘리면 축구인 일자리가 늘고 축구 산업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국제 경쟁력 확보안의 핵심인 국제 인재 유치에 있어서는 FIFA 마스터코스 파견 제도를 확대하고 축구선진국 유학제도와 어학연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과 독일 등 축구선진국과 협력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정몽규 후보의 공약은 화려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면 다소 의문이 드는 구석들이 있다. 축구협회 예산은 지난해 겨우 1천억 원을 돌파했다.  스폰서 수입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같은 업종 기업을 중복 유치할 수 없다. 한국보다 축구 산업이 더 발전한 일본도 축구협회 예산은 약 1500억 원 수준이다. 4년이라는 단기간안에 지금 예산을 3배로 키우겠다는 것이 과연 실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국제경쟁력 확보 방안에 있어서도 너무 엘리트 위주의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없지 않다. 실제로 FIFA마스터코스는 매년 전세계에서 단 30여명만을 선발한다. 학비와 생활비도 1년에 1억 원 가까이 든다. 전체적인 인재의 풀을 늘리기보다는 엘리트 몇 명만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윤상현 후보는 축구인들의 권익 복지 향상과 축구를 통한 스포츠외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윤후보의 최대 강점은 현재 정치권의 실세라는 점. 하지만 반대로 축구가 자신의 정치 인생을 가기위한 디딤돌이나 도구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축구인들과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윤후보는 자신이 협회장에 취임하면 근본적인 개혁을 약속하고 있어 이전까지 난맥상을 보여온 축구협회의 개혁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석한 후보는 별다른 공약집은 내놓고 있지 않지만 자신이 '대권'을 잡았을 경우 어떤 식으로든 협회의 개혁을 이뤄나가겠다는 것이 기본 복안이다.

정몽규회장과 함께 '빅2'로 거론되는 허승표 후보는 협회 내부 구조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고 의사결정기관은 회장이 아닌 대의원총회로 전환하고 대의원총회를 중심으로 이사회와 사무국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회장은 대의원총회 아래에 있다. 사무총장 이하 각 사무국을 관장하고 돌보는 행정조직의 수반일 뿐이다. 즉, 협회장의 권한과 위상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축구협회 발전에 기여한 10여명의 명망있는 인사로 구성한 KFA특별자문회의를 두어 회장에게 조언을 함과 동시에 과도한 권력 집중을 견제하게 된다. 사무국은 기존 10개의 국·실을 9개국으로 통합하고 그동안 회장보다 아래 위치에 있던 이사회를 회장과 동등한 위치로 격상시키는 플랜을 내세우고 있다. 이사회 산하였던 각 분과위원회는 전문위원회로 격상시켜 책임과 권한을 더욱 많이 부여하기로 약속했다.
 
국제 경쟁력 강화 계획의 핵심은 인재 육성이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교육국과 교육위원회가 KFA아카데미를 만들어 직접 인재 기르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집행위원을 포함해 FIFA에 10명, AFC에 20명의 상임위원을 진출시키킨다는 '10-20 프로젝트'가 허승표식 국제경쟁력 강화의 밑그림이다. 국제위원회의 활동폭도 넓혀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고 외교 협력을 강화해 국제 수준에 맞는 국내 규정의 제정 혹은 개정을 맡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 축구계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맡긴다는 것이 허후보의 생각이다.

종합적으로 봤을때 '빅2'로 불리우는 정몽규후보와 허승표 후보의 공약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특히 허후보는 이번 '축구 대권'에 많은 준비를 한 듯 공약 내용이 좀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들만 모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후진적 행정의 핵심 원인이 제왕적 회장제도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정곡을 찔렀다. 자신이 직접 회장의 권한을 줄이겠다는 '살신성인'의 자세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제 선거까지는 일주일이 남았다. 누가 대권을 잡든간에 축구협회의 개혁과 이를 통한 선진행정, 국제경쟁력 강화는 하루빨리 이뤄내야 될 시대적 소명이다. 언제까지나 구태를 반복할 수는 없다. 그러다가는 그나마 우리에게 큰 희망과 기쁨을 준 축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올림픽은 지역예선에서 판판이 깨지고 국제대회에서 성적조차 못 내는 상황은 오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축구협회를 재정비해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축구인들과 축구팬들은 이번 선거가 그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축구의 100년 대계를 설계할 올바른 리더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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