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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상희 객원 기자 = '화무십입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 꽃은 열흘을 붉지 못하고, 권력은 십년을 가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무려 20년간 현대가(家)가 좌지우지 하고 있다. 축구의 사유화인 셈이다. 그 폐해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글픈 현실이지만 현대가는 또 다시 축구 대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현대가는 이번에는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MJ)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내세웠다. 최근 프로축구연맹 총재에서 물러난 정 회장은 MJ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현대가의 대표선수지만 시선은 곱지 않다. 정 회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의 현실을 보자. 부산은 '야도(야구도시 野都)'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다. 부산 아이파크는 롯데 자이언츠 야구팀의 아성에 명암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의 지난 시즌 평균 관중은 4천여명. 2011년 6000명에서 30%가 넘게 감소했다. 성적은 중위권으로 겨우 맹맥만 유지하고 있다. 부산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지만 프로축구단의 존재감은 없다. 기업구단치고는 투자도 초라하다. 프로구단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구단주가 어떻게 한국 축구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프로연맹 총재도 마찬가지다. 포장만 그럴 듯 하다. 정 회장은 2011년 1월 프로연맹 수장에 올랐다. 3년 임기를 채우지 않았다. 첫 해는 승부조작 사건으로 정신을 차지리 못했다. 지난해 승강제 도입에 앞서 강등제를 실시했고, 올해 그 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겉과 속은 다르다. 정 회장의 치적으로 삼기에는 현실과 괴리가 있어 보인다. 승강제 도입은 AFC(아시아축구연맹)의 의무사항이다. K-리그가 ACL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2013년까지 승강제를 실시해야 했다. 시대적인 과제였을 뿐이다.
 
야심차게 꺼내든 선수 연봉 공개 추진은 공수표에 불과했다. 일부 구단들이 반대하고 있고, 강제적으로 집행할 수 없는 민감한 문제다. 진정성이 있다면 정 회장은 적어도 올해 1, 2부 리그가 어떻게 정착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그는 옷을 벗었다. 스스로 프로연맹 총재 자리에서는 한계를 느꼈다고 하지만 주소가 틀렸다. 일각에서는 MJ의 강제 차출에 따른 출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가에도 더 이상 기댈 언덕은 없어 보인다. 공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MJ 협회장 시절 2002 한일월드컵을 유치했고,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월드컵 4강 신화로 온 국민에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하지만 고인 물은 썩는다는 것은 진리였다. MJ는 1993년 축구협회장에 올랐다. 16년간 축구협회를 이끌다 2009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MJ가 내세운 첫 번째 카드가 조중연 현 축구협회장이다. 조 회장은 MJ를 십수년간 보좌한 끝에 축구 대권을 잡았다.
 
지난해 한국 축구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겉으로는 런던올림픽 사상 첫 축구 동메달로 화려했지만 속으로는 썩어들어갔다고나 할까. 먼저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의 밀실 경질이 출발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같은 시기에 횡령과 절도를 한 회계 담당 직원에게 약 1억4000만원의 특별위로금을 지불했다. 세상이 놀랐고,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특정 감사를 받아야만 했다. 전시행정으로 반환 청구 소송도 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0월 축구협회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축구협회는 8개월간의 시간과 돈만 낭비한 채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다. 런던올림픽 직후에는 박종우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한 저자세 외교로 잔칫상에 재를 뿌리기도 했다. 축구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K리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오히려 떨어졌다. 축구협회의 온갖 잡음으로 국민들의 축구에 등을 돌린 셈이다.경고음은 여러 차례 울렸지만 현대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MJ의 막강한 영향력이다. 최근 임의 탈퇴된 이천수의 복귀가 K-리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MJ의 지시에서 시작됐다. MJ의 말 한마디에 중립을 지켜야 하는 프로연맹까지 나서 이천수를 홍보했다. 사촌동생이 설사 축구 대권을 다시 잡는다하더라도 MJ의 그늘일 뿐이다.

이제 현대가는 자숙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들이 절대 선은 아니다.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는 것도 미덕이다. 권력을 계속해서 잡겠다는 것은 오만이자 독선이다.
 
한국 축구는 위기다. 어린 꿈나무 육성, 지도자 양성, 지속적인 인재관리 프로그램, 풀뿌리 축구에 대한 지원, 축구 인프라 강화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MJ는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선거에서 낙선했고, 국제 외교력 또한 땅에 떨어졌다. 비리 직원에게 왜 특별위로금을 지불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축구협회 내부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28일 열린다.  현대가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인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 객원 기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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