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원정' 맨유, 수비가 문제
[김현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수비의 두 핵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가 동시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리고 주중에 있었던 CSKA 모스크바와의 홈 경기에서 3실점을 허용하며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첼시와의 라이벌전을 앞두고 맨유는 수비진을 다시 일으켜 세울 필요가 있다.
2009. 11. 6. 오후 12:49:51
EPL: Didier Drogba- Nemanja Vidic, Chelsea - Manchester United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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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격은 팬을 부르지만 수비는 우승 트로피를 가져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하기에 대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맨유의 가장 큰 강점으로 바로 수비를 꼽았었다.
'패하지 않는 축구'라는 모토 아래서 맨유는 지난 3시즌동안 프리머어 리그 3연패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 1회와 준우승 1회, 그리고 준결승 진출 1회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하기에 많은 언론들은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수비 때문에 맨유의 성적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맨유의 수비가 영 불안하기만 하다. 시즌 시작부터 수문장인 에드윈 반 데 사르가 부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리오 퍼디난드는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다 결국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으며, 네마냐 비디치마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철벽과도 같았던 맨유의 수비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기록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맨유는 이미 하부 리그 팀과의 경기인 칼링컵을 제외하면 15경기에 15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정확하게 경기당 1실점을 헌납하고 있는 셈이다. 첼시와의 커뮤니티 쉴드까지 포함하면 16경기에 17실점이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현재 맨유는 11경기에 11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선 4경기에 4실점을 헌납했다. 반면 지난 시즌 맨유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38경기 중 24실점만을 허용했고, 챔피언스 리그에선 13경기 중 8실점만을 허용했다. 특히 32강 조별 리그 4라운드까지 맨유의 실점은 단 1실점에 불과했다!
이번엔 07/08 시즌으로 시침을 돌려보도록 하자. 07/08 시즌 맨유의 프리미어 리그 실점은 38경기 22실점이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3경기 중 단 6실점만을 허용했을 뿐이다. 32강 조별 리그 4라운드를 기준으로 하면 2실점이 전부였다.
아직 철통 수비진이 자리를 잡기 이전이었던 06/07 시즌에도 맨유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38경기 중 27실점만을 허용했을 뿐이었다. 이것만 봐도 현재 맨유의 수비진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중에 있었던 CSKA 모스크바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맨유 수비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불안한 모습을 90분 내내 노출했다.
죠니 에반스와 웨스 브라운 콤비는 연달아 오프사이드 트랩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러시아의 신성' 알란 자고예프와 동유럽의 특급 윙어 밀로스 크라시치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브라질의 신예 수비수 파비우는 크라시치와의 1대1 대결에서 연달아 패했고, 셋피스 상황에서 낙하 지점을 잘못 판단하여 바실리 베레주츠키에게 실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주장인 게리 네빌 역시 전성기가 지났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네빌은 최근 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수비진 교체가 너무 잦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초반 2개월 동안 골키퍼가 바뀌었고, 웨스 브라운에 이어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번갈아 부상을 당했다"며 수비진의 줄부상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만약 부상 위기만 끝난다면 수비진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부상자들만 복귀하면 이 위기도 종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적어도 퍼디난드의 복귀 일정은 아직도 미지수라는 데에 있다. 게다가 비디치 역시 가벼운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비디치가 첼시전에 복귀할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게다가 파트리스 에브라 역시 CSKA 모스크바와의 경기에서 교체로 30분만을 소화했기에 첼시전을 앞두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에브라가 들어서면서부터 크라시치의 폭주도 멈추었다는 점 역시 주목해볼만 하다.
그러면 이쯤에서 비디치와 에반스가 함께 출전한 경기에서의 실점율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난 시즌 둘이 함께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는 17경기 4실점만을 허용했을 뿐이다. 특히 맨유가 11월 15일부터 2월 18일까지 14경기 무실점 기록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당시 비디치와 에반스 콤비는 퍼디난드 부상 기간동안 5경기 무실점을 합작해낸 경험이 있다.
다만 문제는 이번 시즌이다. 이번 시즌엔 둘이 함께 출전한 3경기에서 맨유는 2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 위건과 베식타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 무실점을 합작해 냈으나 가장 최근에 함께 파트너로 나섰던 선더랜드와의 홈경기에서 2실점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야기시킨 바 있다(다행히 리오 퍼디난드의 동생인 선더랜드의 수비수 안톤 퍼디난드가 경기 종료 직전 자책골을 넣으면서 맨유는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할 수 있었다).
게다가 부상에서 갓 복귀한 비디치가 정상 컨디션을 보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키포인트는 에반스의 활약상이다. 지난 시즌에도 맨유는 공교롭게도 첼시 전엔 에반스가 선발 출전해야 했다.
지난 시즌 첼시 원정에서 있었던 첫 만남에서 에반스는 바로 이전 경기였던 리버풀 전에서 퇴장당한 비디치의 공백을 대신해 선발 출전했다. 급작스럽게 빅매치에 호출된 그는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펼치며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맨유는 바로 박지성의 골에 힘입어 1대1 무승부로 성공적인 첼시 원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어진 맨유 홈 경기에서 이번엔 퍼디난드의 공백을 대신해 에반스가 다시 출전했다. 그리고 에반스와 비디치 콤비는 첼시를 상대로 철통같은 수비를 펼치며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특히 비디치는 선제골까지 넣으며 3대0 완승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그리고 이 경기는 당시 첼시의 감독이었던 펠리페 스콜라리의 입지를 흔드는 운명의 경기가 되고 말았다).
이번 첼시와 맨유의 경기는 많은 이들로부터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의 왕좌를 결정짓는 경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즉, 맨유가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리그 4연패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무조건 첼시를 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먼저 현재 절정에 달한 첼시의 화력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과연 에반스는 이번에도 첼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그리고 부상에서 갓 돌아온 비디치는 수비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까? 이 두 선수의 활약에 따라 맨유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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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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