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첼로티, 'EPL 지존' 퍼거슨을 넘어설 수 있을까?

[알렉스 디몬드] '빅4'의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프리미어 리그를 군림했던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감독과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2009. 11. 6. 오전 7:08:52

Carlo Ancelotti - Chelsea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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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요일,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신임 감독은 잉글랜드에 온 이후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만나게 된다(편집자 주: 커뮤니티 실드는 친선전 성향을 더 크게 띄고 있다).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장수하고 있는 감독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퍼거슨 감독이 우승 경쟁을 하는 모든 라이벌 팀 감독들의 기를 꺾어 놓을 수 있다고 떠들어 대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확실히 과장된 얘기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거슨 감독의 흉내 낼 수 없는 투쟁심과 맞서는 건 모든 톱 레벨의 감독들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만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르센 벵거는 잉글랜드로 건너 왔을 때,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퍼거슨의 시험을 견뎌내야만 했었다. 그리고 아스날의 힘이 강해지기 시작하자, 퍼거슨의 비난은 점점 더 날카로워질 뿐 이었다. 그러나 벵거는 퍼거슨의 이러한 비난에 정면으로 맞서며 자신을 증명해 냈다.

오랫동안 앙숙 관계였던 두 사람은 최근 이전과는 달리 서로를 인정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아스날의 성적이 이전만 하지 못하기에 파생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아스날이 다시 맨유의 위치를 위협하게 된다면 퍼거슨은 벵거를 향한 독설을 내뱉기 시작할 것이다.

퍼거슨과 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은 좀 재미있는 관계였다. 큰 명성을 가지고 리버풀에 도착한 베니테스는 부임 첫 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끌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략가인 베니테스는 최근 맞대결에서 맨유에게 자주 승리하는 모습을 보이며, 양팀의 달아올랐던 라이벌 관계를 청산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리버풀이 1위를 달리자 퍼거슨의 도발이 시작됐다. 이에 냉정함을 잃은 베니테스는 퍼거슨에게 "이것이 진실이다"라고 외쳤고, 양팀간의 관계는 다시 타오르는 듯 보였다. 문제는 퍼거슨의 도발에 흔들린 리버풀은 서서히 추락하면서 결국 1위 자리를 맨유에게 내주고 말았다.


첼시의 경우, 로만 아브라모비치 시대가 개막한 이후 제각각의 감독들이 퍼거슨의 심리전으로부터 성공과 실패를 거두어 왔다.

감독 부임 후 첫 경기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렀던 아브람 그랜트는 당연한 듯 맨유전 패배를 당했었다. 그러나 양팀 모두에게 가장 중요했던 2008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그랜트는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를 물리칠 뻔 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물론 경험이나 지식면에선 퍼거슨이 그랜트에게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랜트가 퍼거슨 상대로 큰 실패를 맛보지 않았던 건, 바로 누구에게도(심지어 퍼거슨에게도) 잘 도발되지 않는 그의 성격 때문인 듯 보였다.

그랜트는 첼시 감독 시절 너무도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거나 혹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자질이 부족하다고 오해하기도 했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경우, 그 정반대로, 첼시 선수들 중에서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지난 시즌 올드 트래포드에서 참패를 당한 스콜라리는 곧 팀과 치욕적인 작별을 해야만 했다.

오직 주제 무리뉴만이 퍼거슨 감독에 당당히 맞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과거 바비 롭슨 경의 통역사였던 그가 잉글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세 명의 감독 중  한 명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우연만은 아닌 듯 싶다.

무리뉴는 첼시에 부임할 때부터, 퍼거슨과의 심리전에서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였었다. 그는 이미 FC포르투 시절 올드 트래포드 안방에서 맨유를 물리치는 기념적인 경기를 펼치며 스타덤에 올랐고, 당시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터치라인에서의 골 세레모니를 보여준 바 있었다. 무리뉴는 첼시 부임 직전 해에 이미 퍼거슨을 물리치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았던 것이다.

첼시 시절 기자 회견장에서 스스로를 '스페셜 원'이라 자칭한 무리뉴는 퍼거슨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위치로까지 자신을 올려놨던 것이다.

그 결과, 무리뉴는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지금까지 안첼로티는 언론에 의해서는 다소 중립적인 온화한 성향의 감독으로 파악되어져 왔다. 이는 아마도 그의 영어 실력이 논쟁거리를 만들어 낼 정도는 아니기 때문인 듯 보인다. (물론 그의 영어 실력은 놀랍도록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혹은 어쩌면 논쟁을 만드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그가 첼시에서 스콜라리나 그랜트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고자 한다면, 안첼로티는 퍼거슨과 같은 지존급 감독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감독과 선수로서 모두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안았던 안첼로티는, 성공과 영광이라는 면에서 퍼거슨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AC밀란 시절, 퍼거슨과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세 번이나 이긴 안첼로티는 스스로가 현 축구계에 가장 위대한 감독의 기준이 된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퍼거슨도 안첼로티에 못지 않은 큰 대회들에서의 우승 성적을 가지고 있으며, 조그만 전술 변화로 전체 경기를 자신의 취향대로 바꿀 능력이 있는 감독이다. 퍼거슨은 언제나 비중이 큰 대회에서는 항상 성과를 이루어 냈었다.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는 퍼거슨의 안방과 같은 곳이다. 안첼로티의 과거의 영광이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많이 고려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출신의 전략가 안첼로티는 이번 시즌 이미 홈에서 리버풀을 꺾은 바 있다. 그리고 최근 맨유의 모습을 보면 원정 경기에서 뭔가 지쳐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맨유가 리버풀 원정에서 패하는 동안, 안첼로티는 그 실수를 놓치지 않고 리그 선두로 복귀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주 '인사이드 유나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첼시와의 경기는 언제나 힘든 경기이다. 그러나 안필드에서보다는 잘 할 수 있다. 그것을 확신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퍼거슨 - "첼시는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하기에 그들은 다소 서두를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 시즌의 일정은 안첼로티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빅4'와의 경기 중 첫 두 경기가 바로 홈으로 잡힌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상대인 아스날 원정을 방문할 때까지, 첼시는 11월 내내 홈에서 다소 편안한 경기를 벌이게 되어 있다.

물론 첼시가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이룩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기에 이번 주말 맨유 전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는 아니다. 하지만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선 라이벌전에서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

맨유의 미드필더인 대런 플래쳐는 "일요일 경기는 중요한 경기이다. 첼시와의 경기는 언제나 그렇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플래쳐 - "이번 경기를 이기거나 진다고 해서, 리그 우승을 결정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참고 사항은 될 것이다."

"아마도 심리적인 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그러나 첼시는 톱 클래스의 팀이고, 그 점은 존중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첼시가 이긴다면, 퍼거슨 역시 안첼로티를 존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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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Dimond, Goal.com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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