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개 꺾인 바이에른, 이대로 추락하나?

[김현민]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옌 로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양날개가 꺾인 바이에른 뮌헨이 4일 새벽에 열린 프랑스 챔피언 지로댕 보르도와의 챔피언스 리그 재격돌에서 또 다시 패하며 조별 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Champions League: Bayern Munich - Girondins Bordeaux, Holger Badstuber (Getty Images)
바이에른이 지난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3라운드에서 보르도에게 1대2로 패한 데 이어 홈에서 열린 재격돌에서 또 다시 0대2로 완패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반면 보르도는 3승 1무와 함께 승점 10점을 확보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바이에른은 이미 시즌 초반 분데스리가에서 2무 1패라는 최악의 시즌 출발과 함께 비틀거렸었다. 에이스 프랑크 리베리가 부상을 당했고, 구심점을 잃어버린 바이에른 선수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의 신임 감독 루이스 반 할은 경질설에 휘말려야 했다.

하지만 여름 이적 시장 막판 2400만 유로의 거액을 들여 아르옌 로벤을 영입하자 바이에른에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이에 더해 프랑크 리베리마저 부상에서 복귀하자 바이에른 뮌헨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디펜딩 챔피언 볼프스부르크와의 홈경기에 첫 선을 보인 로벤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어 2골을 넣으며 화려한 데뷔전을 가졌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63분경 교체 투입된 리베리는 로벤의 2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는 괴력을 보였다.

이어진 전통의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원정에서도 로벤과 리베리는 빛을 발했다. 선발출전한 로벤은 1대1 상황에서 마리오 고메스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며 대승의 발판을 바련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리베리는 65분경 프리킥으로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후반 바이에른의 골폭풍을 이끌었다. 결국 바이에른은 또 다시 5대1 대승을 거두며 2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양날개의 활약을 계속됐다. 마카비 하이파와의 원정 1라운드에서 비록 두 선수 모두 득점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빠른 돌파로 마카비의 측면을 파괴했고, 그 틈을 타 중앙에서 바이에른의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가 파고 들면서 2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바이에른은 마카비를 3대0으로 완파하며 기분좋은 챔피언스 리그 출발을 알렸다.

뉘른베르크 전 2대1 승리와 포칼 경기(독일의 FA컵)였던 오버하우젠 전 5대0 대승까지 더해 바이에른은 로벤의 영입과 리베리의 부상 복귀 이후 5연승 행진을 달리며 분데스리가의 최강자 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독의 강호 함부르크와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비틀거리기 시작한 바이에른은 이어진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전반 막판 로벤이 부상을 당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리베리가 분전하며 유벤투스의 골문을 시종일관 위협했으나 지안루이지 부폰이 지킨 골문은 너무나도 단단했고, 리베리 홀로 골을 넣기란 역부족이었다. 결국 유벤투스와의 홈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90분 내내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0대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진 쾰른과의 경기에선 리베리마저 부상을 당했다. 결국 리베리는 전반만을 소화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고, 바이에른은 0대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프라이부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2대1 승리를 거두었지만, 차두리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이 경기도 무승부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

다시 재개된 보르도 원정에서 바이에른은 리베리와 로벤의 공백을 절실히 느끼며 1대2로 패했다. 보르도의 수비수 미카엘 치아니가 전반 6분만에 자책골을 허용하면서 바이에른은 앞서나갔으나, 30분경 토마스 뮐러의 퇴장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고, 보르도의 두 수비수 치아니와 마크 플라너스가 연속 골을 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만약 외르그 부트 골키퍼의 2번에 걸친 페널티킥 선방이 없었다면 바이에른은 더 큰 점수차로 패할 뻔 했었다.

이어진 프랑크푸르트와의 홈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또 다시 60분경 알렉산더 마이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배 위기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로벤이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국 경기 종료 2분 전 다니엘 반 부이텐이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어렵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문제는 로벤이 몸상태가 완벽히 회복된 게 아닌 상태에서 출전을 감행했었다는 것이다. 결국 로벤은 슈투트가르트와의 남독 더비에 결장했고, 바이에른은 0대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운명의 오늘 새벽, 바이에른은 또 다시 리베리와 로벤 없이 보르도를 맞았고, 전반 36분만에 보르도의 에이스 요안 구르퀴프에게 한 방을 두들겨 맞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다급해진 반 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로벤을 투입했으나 로벤 혼자만으로는 경기를 뒤집기 어려웠고, 결국 경기 종료 직전 보르도의 공격수 마루앙 샤막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서술형으로 설명하니 바로 눈에 안 들어올 수 있을 거 같기에 간략하게 리베리와 로벤이 뛰었을 때와 둘 중 한 명이라고 결장했을 때(혹은 둘 다 결장했을 때)의 바이에른 성적을 적어보도록 하겠다(흥미로운 점은 둘 중 한 명만 출장한 경기에서 로벤이나 리베리가 45분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다!).

로벤-리베리 좌우날개 가동 경기 성적: 3승 1무 1패 (포칼 경기 제외)

로벤 or 리베리(또는 로벤 & 리베리) 결장 경기 성적: 2승 5무 3패



위의 성적만 놓고 봐도 로벤과 리베리 좌우 날개에 바이에른 뮌헨이 얼마나 의존도가 큰 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돌려 말하면 반 할 감독이 로벤과 리베리 부재시 이렇다할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바이에른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조2위인 유벤투스와 경쟁해야 한다. 문제는 승점차가 4점차가 나기에 자력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단 바이에른은 다음 경기인 마카비 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기기만 해도 탈락 확정이다. 그리고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보르도가 유벤투스를 상대로 비기거나 이겨주길 기도해야 한다.

만약 보르도가 유벤투스에게 패할 경우 최종전 결과(유벤투스 vs 바이에른)와는 상관없이 바이에른은 자동 탈락하게 된다. 반면 보르도가 유벤투스에게 비기거나 이길 경우 바이에른은 최종전 유벤투스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막차로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바이에른은 지난 주말 슈투트가르트 원정에서 0대0 무승부로 비김에 따라 분데스리가 순위 역시 6위까지 추락한 상태이다.

아직까지 분데스리가 선두인 레버쿠젠과의 승점차가 4점차 밖에 나지 않지만, 바이에른은 샬케와 레버쿠젠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데다가 챔피언스 리그까지 챙겨야 하기에 경쟁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러면 분데스리가의 지배자로 불리는 바이에른이 이렇게까지 위기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로벤과 리베리의 잔부상을 들 수 있다.

현재까지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 리그에서 총 15경기를 소화했으나 그 중 두 선수가 동시에 출전한 경기는 5경기에 불과하다. 이는 정확하게 1/3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둘째로 이적 시장 영입 실패를 들 수 있다.


바이에른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순수 이적료만 무려 5천 3백만 유로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다. 로벤을 위시해 마리오 고메스, 아나톨리 티모슈크, 다니엘 프야니치, 에드손 브라프하이트, 이비차 올리치, 그리고 알렉산더 바움요안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팀 개편을 추진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중 성공작이라고 부를만한 선수가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고메스와 티모슉, 올리치, 그리고 바움요안의 경우 바이에른 수뇌진이 영입한 것인 만큼 논외로 치자. 반 할 감독이 영입을 추진한 에레디비지에 출신 선수들인 다니엘 프야니치와 에드손 브라프하이트는 반쪽짜리 선수라는 걸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프야니치는 공격이 강하나 수비가 약하고, 브라프하이트는 수비가 강하나 공격이 약하다). 아르옌 로벤은 출전만 하면 좋은 활약을 펼치나 명성만큼이나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인테르로 이적한 루시우는 세리에A 정상급 수비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고, 함부르크로 이적한 제 호베르투 역시 매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반 할과의 불화로 인해 루시우를 잃어버린 건 정말 아쉬운 일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제 바이에른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태이다. 만약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한다면, 설령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이번 시즌은 바이에른에게 있어 실패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반 할 감독은 경질이라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나마 로벤은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언제 다시 부상당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리베리의 복귀 일자 역시 미정인 상태이다(내년 1월에나 복귀할 것이라는 뉴스도 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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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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