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카카의 밀란 원정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운명을 결정 지을 중요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밀란 원정을 준비하고 있다. Goal.com의 에디터 수반카르 몬달은 이번 여름 AC 밀란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카카에게 있어 이번 경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조사해 보았다.
2009. 11. 2. 오전 8:19:33
그는 백성들에게도 매우 존경받고 사랑 받았으며, 한 때는 지구상 최강의 병사라는 칭호까지 얻을 정도였습니다. 이제 아무런 문제도 없이, 그 병사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왕국에서 살아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고, 그로 인해 그는 죽을 때까지 그 왕국에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가 너무나 지켜내고 싶어했던 그 왕국은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말미암아 문제가 생겨났고, 결국 그는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병사는 믿었던 그의 주군에 의해 차갑고 딱딱한 금화 몇 닢에 팔려갔고, 백성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가 떠난 빈 자리는, 그의 몸값으로 얻은 금화로도 대신할 사람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왕국의 병사를 이끌고 예전 사랑하던 왕국을 치러 온 그 병사를 만나는 '진실의 순간'이 닥쳐왔죠. 그는 확실이 새로운 왕국을 위해 옛 왕국을 무너뜨리고 싶어했습니다.
그래 좋다. 위의 이야기는 필자가 지역 언론에 출판하려다 실패한, 조잡한 줄거리를 지닌 이야기라는 걸 인정하겠다. 그러나 이 가상의 병사와 레알 마드리드의 카카 사이에는 확실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혹은 적어도 그가 카카라고 짐작 정도는 할 수 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년 동안 밀란에서 뛰어온 카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 창의성을 지닌 선수라 평가 받아왔다. 물론 브라질 출신의 카카는 밀란에서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방패)를 단 한 차례(2004년)만 들어 올렸기에, 가장 성공적인 우승 커리어를 가진 선수였다고 말할 수는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올해 27살의 카카가 2004-05 챔피언스 리그에서 45분 동안 유럽을 손아귀에 넣었을 때, 그리고 마침내 2007년 14번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동안 10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마침내 밀란의 통산 7번째 유럽 우승을 확정 지었을 때, 그 중심에는 단연 카카가 있었다. 2007년 카카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 도르(유럽 최우수 선수상)를 수상하며, 지존의 자리에 오른 듯 보였었다.

하지만 그 후 카카는 부상을 당했고, 그의 소속팀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영광의 순간은 서서히 잊혀져 갔다. 아주 급작스런 추락은 아니었지만 평균 30세에 육박하는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은 카카를 도와줄 수 없었고, 클럽의 재정적 위기가 이어지며 밀란은 결국 클럽의 가장 가치있는 선수인 카카를 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밀란은 세계 축구계의 새로운 물주, 맨체스터 시티에게 거의 카카를 넘길 뻔 했지만, 결국 카카의 소유권은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클럽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비록 그 순간 그 클럽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의 자리를 지키는 데 애를 먹고 있었지만.
그리고 운명의 장난은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를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에서 같은 조로 묶어놓고 말았다. 따라서 '백색 군단' 레알을 이끌고 돌아온 카카가 옛 클럽의 희망을 꺾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하지만 밀란 원정에서의 패배가 레알의 유럽 야망을 좌초시킬 위기에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카카는 최선을 다해 친정팀을 상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Goal.com의 피터 스탄톤은 레알에 입성한 후 현재까지 카카의 모습을 정리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카카가 레알의 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밀란을 맞이해서 벌인 경기를 본 후, 카카를 "조금 과장되었고, 마치 레알이 속은 듯한 느낌이다"라고 얘기했다.
카카의 성적을 보면, 리그 여섯 경기 동안 2골 2도움을 기록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골 1도움을 만들어내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카카의 플레이는 숨이 막힐 만큼 놀라운 것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었다.
비록 그가 개막전과 몇몇 경기에서 훌륭한 플레이를 펼치기는 했지만, 2007년 당시의 카카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에는 아직 분명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플레이였다.
레알이 조별 리그를 통과해서 유럽 정복의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산 시로 원정이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다. 자칫 패배라도 당했다가는 조별 리그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클럽'이라는 옛 영광을 되찾아 오려는 레알의 노력에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밀란 원정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서는, 카카가 자신의 최고 기량을 다해 미드필드 라인을 조율,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밀란 수비진을 산산이 부숴버려야만 한다.

그러나 카카로서는, 옛 정이 남아있는 팀을 물어뜯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카카는 레알 입단이 결정된 이후에도 밀란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는 주장을 계속 했으며, 무엇보다 카카의 마음 속에는 밀란의 팬들이 아직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사실이며, 동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지난 1월 카카의 아버지는 먼 브라질에서 이탈리아까지 날아와 맨체스터 시티와 충성심이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는 협상을 벌이긴 했지만…
그렇지만 중요한 점은 카카가 여전히 밀란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산 시로를 방문한 카카가 볼을 잡을 때마다 밀란 응원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온다면, 그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밀란 팬들이 카카를 예전처럼 천사의 이미지로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분노는 카카보다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회장이나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사장에게로 향해 왔다.
카카의 이탈은 지난 라몬 칼데론 전 레알 회장 시절부터 예견되어 왔던 일이다. 그리고 카카의 이적으로 밀란은 막대한 이적자금을 챙길 수 있었다. 비록 그 이적 자금이 밀란 선수단의 보강을 위해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레오나르두 신임 감독은 기존 선수단에 만족했어야만 했다)
이번 밀란과 레알의 경기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라도, 카카에게는 확실히 아픔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알다시피 축구는 언제나 결과만이 중요한 경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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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hankar Mondal, Go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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