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자멸했을 뿐, 호날두가 무슨 죄?

[마이크 마귀레] 호날두와 메시의 맞대결에서 메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날두가 맨유의 패인이라고 말하는것은 부당하다. 오히려 그는 맨유에서 그나마 잘한 선수에 속한다.

Cristiano Ronaldo - Manchester United (P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10분 동안 빅터 발데스는 자신이 올림피코 스타디움이 아니라 훈련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맨유의 윙이자 스트라이커인 호날두는 손쉽게 선수들을 제쳐내고 발데스의 손이 저릴 정도의 강력한 슛을 난사했다. 이번 경기에서야말로 호날두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사뮤엘 에투가 바르샤의 첫 공격기회에서 골을 작렬시켰다. 이 골은 스코어뿐 아니라 경기의 흐름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그 골 이후 맨유에게 기회는 없었다.

호날두의 팬들에게는 더욱 안타깝게도 경기의 마무리는 메시의 헤딩이었다. 하지만 그 골을 제외하고도 메시의 활약은 호날두를 압도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도움을 받아 그는 거듭해서 비디치와 퍼디난드를 위협했고 맨유의 수비진은 혼란에 빠졌다.

반면에 호날두는 경기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다른 선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호날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의미하게 걷어낸 공을 쫓아다니는 것뿐이었다. 초반 10분 동안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짜증만 쌓여갔다.

결국 호날두를 싫어하는 모든 이들은 다시 한번 ‘역시 호날두는 큰 경기에 약하다.’라고 떠들어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는 공정하지 못할뿐더러 사실이 아니다.

사실 맨유의 선수들 중에서 호날두만이 무언가를 해보려고 한 유일한 선수이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호날두의 약점을 커버해주어야 할 동료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주장 라이언 긱스는 자신의 임무를 완전히 착각하면서 바르샤가 중원을 장악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어떤 이들이 세계 최고의 홀딩 미드필더라고 떠받드는 마이클 캐릭은 공격과 수비, 그 어느 쪽에도 기여를 하지 못했으며 박지성은 선발 자리의 낭비였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골든 보이 웨인 루니는 한마디로 무의미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악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었다. 맨유가 초반에 경기를 장악하기는 했지만 그의 전술과 선수기용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바르샤가 공을 잡으면서 이 점은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맨유는 중원에서 완전히 농락당했다. 가끔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오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헛되이 날려버렸다.

하지만 호날두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전술에 충실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사실 바르샤의 수비진을 위협한 유일한 존재는 호날두였으며 반 더 사르를 제외하면 그나마 바르샤에 대항한 맨유 선수이다.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많겠지만 맨유가 패배한 것은 호날두가 큰 경기에서 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맨유는 스스로 무너졌으며 바르샤는 약간 거들기만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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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Maguire, Goal.com / 김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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