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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만점! 김신욱의 역대 2호 프리킥 골

[골닷컴, 전주] 서호정 기자 = 후반 23분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은 전북 현대의 찬스. 공 앞에 3명의 선수가 섰다. 이승기, 김진수, 그리고 김신욱이었다. 이승기와 김진수는 각각 오른발과 왼발을 책임하는 프리킥 전담 키커다. 거기 김신욱이 있는 걸 본 모든 이들이 의아해 했다.

이야기를 나눈 세 선수 중 이승기가 울산의 프리킥 벽 앞으로 다가갔다. 최근 프리킥 전술의 경향대로 상대 프리킥 앞에 서서 공의 위치를 골키퍼가 보지 못하도록 가리는 역할을 맡았다. 

공 앞에는 김진수와 김신욱이 있었다. 김진수가 먼저 차려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공을 향해 달려간 것은 김신욱이었다. 100kg에 육박하는 김신욱은 체중을 실어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낮은 탄도로 수비벽을 통과한 공을 울산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갔다. 울산의 골키퍼 김용대가 손을 뻗었지만 속도가 붙은 공이 이미 지나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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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울산을 4-0으로 완벽하게 꺾은 전북의 승리에 방점을 찍은 김신욱의 골이었다. 모두가 놀란 골이었고, 김신욱도 놀랐다. 감격에 찬 김신욱은 득점 후 항상 먼저 하는 기도 세리머니도 잊은 채 방방 뛰었다. 

K리그에서 통산 110골을 넣은 김신욱이지만 그의 직접 프리킥 골을 보기는 쉽지 않다. 196cm의 장신 공격수인 그에겐 진기명기 수준이다. 이날 골은 그가 K리그에서 넣은 두번째 직접 프리킥 골이었다. 

첫번째 골은 울산 소속이던 2014년 7월 19일 경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넣었다. 월드컵에서 입은 부상을 딛고 돌아온 그는 복귀 골을 프리킥으로 알렸다. 아크 정면에서 나온 공을 그 당시에도 낮게 깔아찼다. 공은 경남 수비벽을 맞고 굴절 돼 들어갔다. 

반면 이번 2호 프리킥 골은 완벽했다. 굴절되지 않았고 힘도 완벽하게 실렸다. 경기 후 김신욱 본인과 옆에서 지켜 본 김진수 모두 “10점 만점짜리 골이다”라고 평가했다. 

3년 만에 김신욱이 프리킥 골을 터트리는 데는 김진수와 이승기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다. 3-0으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두 선수가 김신욱에게 양보를 했다. 이승기는 “둘 중 자신 있는 선수다 차라”며 먼저 양보하고 프리킥 벽 앞에 섰다. 김진수는 “골키퍼 위치를 보고 결정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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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찰 확률이 더 높은 김진수를 의식해 왼쪽 골대로 더 붙었다. 둘은 김신욱이 차는 것으로 신호를 보냈고, 김진수는 속임 동작을 했다. 이 과정이 연결되며 김신욱의 프리킥 골이 나왔다. 

김신욱 개인의 노력도 특별했다. 이동국, 에두 두 고참의 활약 속에 출전 시간이 줄어든 김신욱은 고민했다. 로페즈의 재활을 돕기 위해 브라질에서 왔다가 전북에 안착한 외국인 코치 지오바니와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지방만 3kg을 감량했다. 올 시즌 그를 괴롭히던 치골염도 사라졌다. 몸이 가벼워진 김신욱의 킥은 한층 예리하고 강력했다. 

득점 이상으로 그의 헌신적인 활약도 돋보였다. 전반에 볼 경합 중 울산의 수비수 리차드와 부딪혀 코피를 철철 흘리는 가운데서도 치열한 볼 경합으로 동료들에게 찬스를 열었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동료들이 그에게 프리킥 찬스를 준 것은 그런 헌신에 대한 보답이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 본 신태용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도 김신욱의 프리킥 골을 보면서 방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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