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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동 전남, 패배보다 부상자에 애타는 노상래

[골닷컴] 서호정 기자= “더운 날씨에 최선을 다 해 뛴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밖에 못 하겠다.”

또 다시 FC서울에게 패하며 연승 행진을 3에서 마감한 노상래 감독이었지만 경기 후 그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날 승리했다면 감독 데뷔 후 최다인 4연승을 쓸 수도 있었다. 벤치에는 김영욱, 배천석 등의 추가 공격 자원이 있었지만 노상래 감독은 무리한 교체 투입을 하지 않았다. 경기 전 그는 “김영욱, 이지남이 대기 명단에 있지만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약속을 지켰다. 

개막 후 5연패를 기록하다가 무서운 공격력을 발휘하며 3연승을 달린 전남의 기세는 K리그 클래식에서 단연 돋보였다. 경기 전 황선홍 감독도 전남의 기세를 인정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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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남에겐 불운이 닥쳤다. 전반 7분 만에 수비수 고태원이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노상래 감독은 고개를 숙이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공교롭게 교체를 준비하는 사이 코너킥 상황에서 전남은 서울의 오스마르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유일한 골이었다. 전남은 0-1로 패했다. 

노상래 감독의 한숨에는 현재 팀 운영의 현실이 담겨 있었다. 전남은 28명의 스쿼드를 운영하고 있다. 1, 2부 리그 합쳐서 K리그 전체에서 가장 적은 숫자다. 재정안정화를 위해 매년 스쿼드 숫자를 줄이다 보니 28명까지 달했다. 타팀과는 10명 가까이 차이가 난다. 2군 리그인 R리그 참가도 언감생심이다. 

그런데 지금 그 28명 중 20명 밖에 가동할 수 없다. 양준아와 골키퍼 박대한은 장기 부상을 끊었다. 한찬희, 이유현은 U-20 월드컵에 차출됐다. 거기에 4명의 추가 부상자가 있다. 김영욱, 이지남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토미가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자 일단 엔트리라도 채우기 위해 서울 원정에 데려왔다. 노상래 감독은 두 선수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는 걸 알기에 투입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김영욱은 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경기 후 발목에 아이싱을 하고 나갔다. 고태원의 부상으로 가용 자원은 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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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3년차에 노상래 감독은 쓴맛 단맛을 다 봤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의 극심한 부진에 사표까지 냈다. 그게 반전의 계기가 돼 결국 상위 스플릿까지 경험했지만 짧은 감독 경력치고는 큰 일들을 겪고 있다. 올해는 잇단 부상자 발생에 골머리를 앓았다. 자일, 유고비치, 이호승이 동계훈련에서 계속 다쳤을 때는 하늘에 빌기까지 했다. 

그런 시련을 겪다 보니 패배 앞에서 무덤덤해졌다. 극복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쓴소리가 줄었다. 부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날도 최고참인 현영민과 최효진이 더운 날씨 속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 후 노상래 감독은 두 선수를 따로 불러서 짧은 대화를 나눴다. 나흘 뒤 있을 광주 전까지 팀 분위기를 살리는 일을 두 고참에게 맡기기 위해서였다. 

노상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경기 중 김영욱, 이지남을 투입하고픈 유혹도 왔다. 하지만 내 욕심에 두 선수를 썼다가는 지금의 부상이 더 커질 수 있어서 참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연승이 끊겨 팬들도 실망스럽겠지만 아직은 크게 결정되지 않는 시기다. 이겨낼 수 있다. 다음 경기에서 다시 승리하도록 준비하겠다”라며 냉정함을 보였다. 

3승 6패를 기록한 전남은 한 계단 내려왔다. 그러나 다시 연승을 달리면 2년 연속 상위 스플릿 진출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노상래 감독은 선수들의 등을 두드리며 다시 도약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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