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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심, 레드카드를 숙소에 두고 온 걸까?

[골닷컴] 윤진만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특징 중 하나는 레드카드를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총 경기수의 절반에 달하는 32경기를 소화한 6월25일 현재, 퇴장 횟수는 2회에 불과하다.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가 일본전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고, 독일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스웨덴전에서 경고누적으로 물러난 게 전부다. 월드컵 심판들은 혹시 숙소에 두고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레드카드를 꺼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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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 때만 해도 퇴장자는 28명에 달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7장,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0장으로 차츰 감소했다. 이번 월드컵에선 더하다. 초반 14경기 동안 퇴장이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이전 대회와 비교할 때 경고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2.92개→3.03개) 경기당 평균 퇴장 횟수가 0.16개에서 0.06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 추세라면 독일 월드컵의 1/7 수준인 4명만이 퇴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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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이 줄어든 데에는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FIFA가 월드컵에 처음 도입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직 프리미어리그 심판 케이스 해켓 등은 VAR이 감독과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한다. 경기장 어디에서나 자신을 감시하는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이 그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FIFA는 VAR을 통해 더 적은 수의 퇴장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대회 전 밝힌 바 있다. 

VAR은 주심의 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일발 퇴장을 명하기 전 일단 경고 내지는 주의를 준다. 영상을 돌려본 다음 더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식으로 오심 가능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놓쳐도 VAR이 잡아줄 것이란 생각을 은연중에 할밖에 없다. 퇴장에 관대해질 수 있는 구조다.

블룸버그는 지난 22일자 기사에서 ‘비디오 판독이 월드컵을 더 좋은 쪽으로 발전시킨다’는 제하의 기사를 냈다. 선수들이 꼼수를 부리기보단 자신의 퍼포먼스에 더 집중한 것이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개막 후 32경기째 0-0 무승부가 없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매 경기 골이 나는 경기가 무득점 무승부 경기보다 볼만한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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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비디오 판독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A심판과 B심판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멕시코가 한국과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는 과정에서 멕시코 선수가 기성용에게 파울을 범한 장면이 있었지만, 해당 주심은 다시보기를 하지 않았다. 한국과 이집트는 심판 판정과 관련, FIFA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24일 “멕시코의 두 번째 골 장면을 다시 봤다. 100% 파울이더라. VAR 교육을 분명히 했는데 다시 돌려보지 않은 것은 아쉽다. 주심이 경기 전 VAR 액션을 취하지 말라고 해서 강하게 어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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