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 축구인] (3) 독일 진출 4년차 MF, 최경록의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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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의 눈에 띄어 축구를 시작.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기본기부터. 2골 1어시스트 '환상의 데뷔전'과 레버쿠젠 등 1부 리그 클럽들의 러브콜. 올림픽 진출 좌절과 굳은 각오. 독일 생활 4년차 최경록의 이야기.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의 눈에 띄어 축구를 시작.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기본기부터. 
아주대 입학 직후 받은 유럽 진출 제의. 유럽 진출 꿈 이루고자 두려움도 모른채 도전. 
2골 1어시스트 '환상의 데뷔전'과 레버쿠젠 등 1부 리그 클럽들의 러브콜.  
올림픽 진출 좌절과 굳은 각오. 독일 생활 4년차 최경록의 이야기.    

[독일 함부르크 = 골닷컴 이성모 기자] 우리는 흔히 유럽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해외파’라고 부르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의 축구인들이 활약하고 있는 곳은 유럽뿐이 아니다. 동남아, 중동, 호주와 뉴질랜드, 남미와 북미까지 세계 곳곳에 한국의 축구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며 묵묵히 활약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선수도 있고, 코치나 분석관도 있고, 그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골닷컴’에서 그렇게 세계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축구인들을 찾아가는 ‘세계 속의 한국 축구인’을 연재한다.(편집자 주)

최경록(22, 독일 2부 리그 상파울리 소속 미드필더).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것 같기도, 낯선 것 같기도 한 이름이다. 10대 시절 독일 함부르크로 건너가 2부 리그 클럽 상파울리에 입단한 그는 이후 2015년 4월 자신의 1군 경기 데뷔전이었던 뒤셀도르프 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독일 언론의 극찬과 함께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경록은 이후 2015년 11월 중국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 2016년 6월에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열렸던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올림픽 출전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으나 아쉽게도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후 소속팀 상파울리에서 계속해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는 이미 2017/18시즌을 앞두고 시작된 팀의 프리시즌 일정에 합류한 상태다. 

아직 22세라는 젊은 나이, 결코 적지 않은 굴곡을 거친 커리어를 가진 그이지만 현재까지 최경록이 정확히 어떻게 축구를 시작해서 어떤 마음으로 10대에 대학을 떠나 독일 함부르크로 향했는지, 또 그곳에선 어떻게 생활하며 뛰고 있는지 자세한 내용이 전해진 바 없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최경록을 직접 만나 그의 축구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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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록 축구 인생의 시작, 차범근 감독

최경록이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혹은 필연적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그의 축구 인생을 돌아볼 때 절대로 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한국 축구 최고의 레전드, 차범근 감독이다. 

"처음에는 저희 형이 먼저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어요.(최경록의 형 최강민 역시 현재 독일 함부르크에서 축구 선수로 뛰고 있다) 저는 그 때 엄마를 따라서 형 축구하는거 보러가던 거였지, 꼭 축구를 할 생각은 없었던거 같아요. 그 때는 7살이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할까요?

그러다가 어느날 형이 뛰는 팀에 선수 한명이 부족했는데 코치님이 선수 한 명을 구하시다가 저를 발견하시고 '너 한번 들어와서 경기 뛰어봐라'하셨어요. 그 때가 제가 처음으로 축구를 처음 접하게 된 때인 것 같아요. 

나중에 어머니께 들어서 알게 된 내용인데 그 때 제가 괜찮았는지 저를 부르셨던 코치님께서 저희 어머니께 '저 아이 축구 시켜보시라'고 말씀하셔서 축구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코치님이 다름 아닌 차범근 감독님이셨다고 하더라고요."

최경록은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직접 차범근으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했다. 최경록이 기억하고 있는 차범근 축구교실의 키워드는 두가지다. 기본기, 그리고 즐거운 축구. 

"차범근 축구교실에서는 정말 기본기부터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갔던 것 같아요. 3년 정도 그곳에서 축구를 배웠는데 제가 초교 1, 2학년 때까진 차 감독님께서 직접 수업을 가르치셨었어요. 감독님께서 직접 공 던져주시면서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패스, 기본기, 슈팅 훈련도 직접 지도를 하셨어요. 

두리 형도 종종 와서 축구 교실에서 축구 배우는 친구들하고 같이 축구를 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항상 축구교실 갈 때만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축구를 배우러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최경록은 이후 신용산 초교, 용강중학교를 거쳐 여의도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여의도고 1학년 재학중에 고정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풍생고로 전학을 간다.

"중고등학생 때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여의도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합숙을 하지 않아서 수업을 다 받고 방과 후에 훈련을 하고 집에 가는 식으로 축구를 했어요. 그때까지는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학교생활하고 축구도 열심히 하고 정말 학생으로서의 추억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때는 일학년때 풍생고로 전학을 가면서 처음으로 합숙을 하게 됐는데 처음 하는 합숙이다보니 좀 어색하기도 하고 힘든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잘 적응해 나간 것 같아요. 축구도 많이 배우면서 꿈도 더 크게 가졌구요. 어릴 때부터 해외에 나가서 축구를 하는게 꿈 중에 하나였기때문에 항상 아버지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아주대 진학 직후에 찾아온 꿈에 다가갈 기회

최경록은 풍생고를 거쳐 아주대에 입학했다. 그리고 아주대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그에게 꿈에 다가갈 기회가 찾아왔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유럽에서 축구를 할 기회였다. 

"대학교에 올라가고 얼마 안되서 지금의 제 에이전트로부터 부모님께 함부르크에 테스트를 보러가자고 연락이 왔었어요.(최경록의 에이전트는 손흥민과 같은 티스 블리마이스터다) 부모님이랑 저는 그 제안을 듣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가서 테스트를 보자고 했습니다. 가서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잘 되면 정말 제 꿈 중의 하나에 아주 가깝게 도달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고 만약 안 된다면 그것 또한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어렸을때부터 외국에서 축구하는 것을 꿈꿔왔기때문에 처음 독일 도착했을때 아무도 없고 그 나라 말도 모르고(영어로 소통 했지만) 친구도 가족도 곁에 없었는데도, 테스트 보는 동안에는 침대 하나 있고 빛도 잘 안 들어오는 지하방에서 살았지만 그것 마저도 너무 좋고 꿈만 같고 행복해서 하루하루를 정말 열심히 즐겁게 보냈던거 같아요. 테스트 보는 기간인데도 오후에 훈련이 있으면 오전에 구장에 나가서 혼자 개인운동하고 그랬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한 것이 나 혼자도 아니었다. 아주대라는 어엿한 대학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독일 함부르크에 가서 도전을 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을까.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았을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고 처음에 떨리고 긴장되지는 않았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그런거 하나도 없었던거 같아요. 그냥 독일에서 축구를 하는게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냥 하고 싶은대로 보여 줄 수 있는거 다 보여주자는 마음이었어요. 아주대는 당연히 좋은 학교죠. 그런데 저에겐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꿈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상파울리에 오기 전에 대학 시절 생각해보면 사실 저를 아주대에 입할 할 수 있게 뽑아주신 분이 하석주 감독님이셨어요. 감독님께서 제가 제 꿈인 해외에 진출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부분에 대해선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꿈의 데뷔전과 분데스리가 클럽들의 영입 제안

최경록이 처음 상파울리와 계약을 했던 것은 정확히 2013년 6월의 일이었다. 당시는 상파울리 유소년 팀과의 계약이었다. 2013년 11월 11일에는 함부르크 유소년 팀과의 더비전에서 골을 넣고 지역 신문에 처음으로 그의 얼굴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렇게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끝에 그는 2014년 1월 그는 팀과 프로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팀에서 점점 인정을 받아가던 그는 그로부터 약 1년 후에 가진 자신의 1군 팀 데뷔전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독일 언론의 극찬을 받는다. 최경록의 이름이 처음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던 것은 아마도 그 시점일 것이다. 그 때까지 비교적 무명이었던 한국인 선수가 유럽 무대 데뷔전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많은 한국의 축구팬들이 기대와 응원을 동시에 보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또 한 번 한국팬들의 많은 관심을 끈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던 레버쿠젠에서 최경록의 영입을 시도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소식은 사실이었고, 최경록의 영입에 관심을 보낸 구단은 레버쿠젠 하나 뿐이 아니었다.

그 때 레버쿠젠 혹은 다른 1부 리그 클럽으로 이적했다면 이미 '분데스리거'(1부)로 거듭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최경록은 상파울리 잔류를 선택했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그 때 정말 꿈같은 데뷔전을 치뤘어요. 그리고 좋은 제안들도 왔었어요. 당시에는 파격적이었고 고민도 했죠. 1부 리그에 가서 많은 경기에 나선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벤치에 앉거나 임대를 가야되는 경우가 생기고 또 새로운 팀에 적응을 해야하잖아요.

그래서 저나 에이전트나 그 때 이미 상파울리에선 적응을 다 한 상태였고, 여기에서 계속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 땐 어떤 팀에 가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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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출전 좌절, "제가 부족했습니다"

최경록이 1군 데뷔전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주가를 올렸던 것이 2015년 상반기의 일, 그에게 분데스리가 클럽들에서 러브콜을 보냈던 것이 중순이 일이다. 그리고 그는 2015년 하반기부터 U-23 국가대표팀에 소집되며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된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을 반년 여 앞둔 시점.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에게도 올림픽 출전은 아주 소중한 꿈이었다.

그는 그 나름의 최선을 다했고, 한국의 언론 및 팬들 사이에서도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올림픽 출전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축구 선수로서의 커리어에서 가장 가슴 아픈 '실패'였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당시에도 보도됐듯 팀 차출의 문제도 있었고 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그러나 최경록은 올림픽 출전 불발의 가장 큰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 

"올림픽 본선 나가기 전에 아시아 예선이 있었잖아요. 저는 그 대회에도 발탁이 됐었는데 상파울리 감독님께서 그 대회는 출전할 수 없다고 하셨었어요. 본선에 나가면 보내주겠다 그렇게 처음엔 말씀을 하셨었어요. 그래서 저는 대회에 꼭 가고 싶었지만 일단 전 팀의 선수이기 때문에 그 땐 결국 못 갔었죠. 

올림픽에 결국 출전하지 못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제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이유가 있었든지 간에 제가 정말 잘했다면 선발을 하셨을텐데, 제 역량이 아직 부족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그에게 물었다. 어쩌면 그를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혹은 그 전부터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이고,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그 고비를 잘 이겨내는 것이 선수로서 중요할 것 같다고. 힘들지는 않았느냐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그의 얼굴은 차분했고, 또 담담했다.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7/18시즌, 그리고 새로운 목표

2016 리우 올림픽이 종료된 후에 시작된 2016/17시즌, 최경록은 총 16경기에 출전했다. 이 시즌, 과거 아스널에서 박주영과 함께 뛰었던 일본 출신 미드필더 미야이치 료, 그리고 필리핀에서 축구를 시작해 상파울리 유소년팀을 거쳐 바로 이 시즌 말에 1군 팀과 계약을 맺은 박이영 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올림픽에 출전했다면 그 후의 행보에도 좀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을까? 직접 함부르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본 최경록은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묵묵히 자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만, 분명한 꿈을 갖고 정해둔 목표를 향해서. 그의 다음 시즌, 그리고 2018년의 목표는 무엇일까. 

"우선 지금 제 자리에서 다음 시즌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제 벌써 독일 생활에 적응도 다 했고 이 팀에서 충분히 경험도 쌓았으니까요. 내년에 한 가지 구체적인 목표도 있어요. 아시안게임에 꼭 나가고 싶습니다.

그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축구팬분들께서 '최경록은 요즘 뭐하냐' 이런 질문 안 하시도록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웃음)

끝으로 저에게 많은 도움과 힘을 주셨던 지인분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앞으로 계속 기대가 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계속 발전해 나가는 선수가 되도록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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