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inho messi

환영받지 못하는 파울리뉴, ‘중국화 논란’?

[골닷컴] 서호정 기자 = “꿈이 이뤄졌다. 동료들을 돕기 위해 헌신하겠다. 우승을 위해 왔고, 그것이 나의 목표다.”

17일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FC바르셀로나 입단식을 치른 브라질 국가대표 미드필더 파울리뉴는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영입을 둘러싼 바르셀로나 내외부의 분위기는 환영 일색은 아니다. 4000만 유로(약 540억원)의 상당한 이적료를 기록하고 왔지만 팬들은 못마땅한 모습이다.

“고급 스포츠카를 팔고 중국제 차를 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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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르셀로나 팬의 푸념이었다. 고급 스포츠카는 이달 초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한 네이마르를, 중국제 차는 파울리뉴를 뜻한다. 파울리뉴의 전 소속팀이 중국 슈퍼리그의 광저우 에버그란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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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브라질의 명문 코린치안스에서 잉글랜드의 토트넘으로 이적한 파울리뉴는 두번째 시즌 들어 입지가 줄어들자 2015년 여름 광저우로 이적했다. 광저우에서 보낸 2년(3시즌) 동안 그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슈퍼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1회 등의 화려한 성과를 냈다. 

중국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냈지만 바르셀로나 팬들 입장에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파울리뉴가 앞으로 경쟁해야 할 팀들은 중국과 아시아의 클럽이 아닌 스페인, 그리고 유럽 최고의 클럽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둘러싸고 벌어진 ‘중국화 논란’의 바르셀로나판이다. 실력보다는 자금력으로 유명 선수를 채운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경쟁력이 실질적인 능력으로 이어지느냐는 의문에서 나온 비난이었다. 

바르셀로나 팬들 입장에선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 팀의 핵심 선수인 네이마르를 보내고, 올 여름 만족할 만한 보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점점 밀리고 있다. 수페르코파 2차전이 끝난 뒤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피케는 “처음으로 레알 마드리드에게 열등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런 상황에서 네이마르가 떠나고 온 선수가 파울리뉴라는 사실에 바르토메우 회장과 이사회에 대한 비판이 폭증하고 있다. 팬들의 관심도 극히 적었다.

골닷컴의 바르셀로나 담당 기자인 이그나시 올리비아는 “그의 이름과 백넘버가 마킹된 유니폼이 캄 노우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아직 1장도 나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파울리뉴는 브라질 국가대표에서도 달고 있는 15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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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필리페 쿠티뉴 영입을 원하는 한 바르셀로나 팬이 직접 마킹한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 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의 관심은 온통 영입 루머가 있는 쿠티뉴와 우스만 델벨레에 꽂혀 있다.

오히려 파울리뉴를 응원하는 건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비롯한 중국의 팬들이다. 골닷컴 차니아의 후쯔청 선임 기자는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파울리뉴가 마킹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산 팬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광저우 팬들이 바르셀로나로 가서 파울리뉴의 데뷔전을 응원할 것이라고도 소개했다.

사실 파울리뉴는 네이마르를 위한 대체 영입이 아니다. 이니에스타의 노쇠화와 아르다 투란의 부진으로 중원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다. 바르셀로나는 마르코 베라티를 최우선 영입 후보로 삼았지만 실패했고, 그 다음으로 노린 것이 브라질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한 파울리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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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 역시 과도한 비난일 수 있다. 토트넘 이적 후 첫 시즌에 파울리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번째 시즌에 포체티노 감독이 부임하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스콜라리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중국으로 갔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진출 후 브라질 대표팀에서의 비중은 줄지 않았고 활약은 더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코린치안스 시절 함께 했던 치치 감독은 파울리뉴를 중원의 핵심으로 중용했다. 파울리뉴는 특유의 활동량에 예리해진 공격 가담으로 화답했다.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4골을 넣으며 브라질이 개최국 러시아에 이어 두번째로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루과이 원정에서의 해트트릭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여기 오는 데 중국에서의 경험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데 의심하지 않는다. 승리하고, 우승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하지만 항상 유럽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중국을 떠나 여기에 온 이유다.” 

파울리뉴의 의지는 결연한다. 토트넘에서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를 경험했던 그는 중국에서 2년 동안 한층 성장했다. 그가 ‘중국화 논란’에 답할 수 있는 건 실력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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