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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서울 4-0 완파… 3마리 첫승 잡았다

[골닷컴, 춘천] 서호정 기자 = 강원FC가 김승용의 결승골을 앞세워 FC서울을 꺾었다. 스플릿 라운드 들어 거둔 첫 승이었다. 팀 역사상 상위 스플릿에서 거둔 첫 승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천적 서울을 홈에서 처음 잡았다는 사실이다. 3가지 의미를 모두 충족시킨 승리였다.

강원은 4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7라운드에서 전반 김승용, 후반 임찬울, 한국영, 이근호의 골을 앞세워 서울에 4-0으로 승리했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제주, 전북, 수원을 상대로 3전 전패를 기록했던 강원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 의지로 뭉친 서울을 꺾었다. 서울은 전반 36분 이근호의 득점 찬스를 저지하다 퇴장 당한 황현수의 공백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 
 
2009년 창단 후 강원은 서울을 상대로 12번 맞붙어 2승 10패를 기록했다. 2승은 모두 서울 원정에서 거둔 것이었다. 창단 원년인 2009년, 그리고 팀 역사상 가장 강한 전력을 갖춘 올 시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홈에서만큼은 서울의 승점자판기였다. 역대 서울전 홈 6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역대 13번째, 그리고 홈 7번째 서울전에서 강원은 드디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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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이 퇴장으로, 수비수 안지호가 누적경고 3회로 결장한 강원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외국인 센터백 제르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시켜 기본 쓰리백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비 안정을 택했다. 황진성, 한국영을 보다 공격을 활용해 미드필드 싸움을 가져가겠다는 박효진 감독대행의 의도였다. 그 뒤 이근호를 중심으로 김경중, 김승용으로 구성된 쓰리톱의 스피드로 스플릿 라운드 들어 1골에 그친 공격력을 살리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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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4-3-3으로 나섰다. 오스마르가 결장한 가운데 중원을 이상호, 이명주, 주세종이 책임졌다. 데얀, 윤일록, 김한길의 쓰리톱이 위에 배치됐다. 황선홍 감독은 “우리에겐 오늘 이겨내 내일이 있다. 오늘 반드시 이겨 끝까지 ACL 진출의 희망을 살리겠다”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치열한 중원 싸움을 중심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최근 대표팀 선발에서 운명이 엇갈린 이명주와 한국영이 치열한 경쟁을 했다. 초반 주도권을 잡은 쪽은 강원이었다. 제르손, 한국영의 압박에 이은 황진성의 플레이메이킹이 살아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울의 패스워크가 살아났다. 주세종이 본격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데얀, 이상호, 윤일록이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32분 주세종과 윤일록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데얀의 날카로운 슛이 강원 골문을 위협했다. 3분 뒤에는 신광훈에 이은 주세종의 슛이 강원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왔다. 

흐름을 바꾼 것은 강원의 적극적인 압박과 이근호의 저돌성이었다. 전방에서의 적극적인 압박으로 서울의 패스 미스를 끊은 이근호는 그대로 반격에 나섰다. 20미터 넘게 돌진한 이근호를 서울의 수비수 황현수가 뒤에서 잡아채며 방해했다. 이근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쓰러졌다. 전반 36분이었다.

김종혁 주심은 처음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VAR을 통한 추가 확인이 진행됐다. 황현수가 파울을 범한 위치가 페널티박스 안이 아닌 라인 바로 앞이었다. 김종혁 주심은 페널티킥이 아닌 프리킥을 선언했다. 대신 강원의 득점 찬스를 의도적 파울로 끊은 황현수에게는 퇴장이 주어졌다. 강원의 프리킥은 황진성이 왼발로 처리했지만 골 마우스 위를 살짝 넘어갔다. 

서울은 황현수가 퇴장을 당하자 김한길을 빼고 곽태휘를 투입하며 긴급히 포백 수비를 복구했다. 수적 우세 속에서 강원이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43분 황진성의 패스가 왼쪽 측면으로 넘어갔고 이근호가 크로스를 올렸다. 포지션 스위치를 한 김승용이 문전으로 들어가 있었고 크로스를 발만 갖다 대는 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서울 골대 구석으로 들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에 성공한 강원은 김승용을 비롯한 선수들이 벤치 앞으로 일제히 달려가 큰절을 했다. 최근 송경섭 감독 선임이 결정 난 상황에서 3개월 간 팀을 이끌어 온 박효진 감독대행에게 보내는 감사의 마음이었다. 김승용의 골을 도운 이근호는 K리그 개인 통산 40골-40도움에 도달했다.

끌려가는 상태로 후반에 나선 서울은 수적 열세에도 공격적으로 나왔다. 강원은 차분하게 막은 뒤 역습과 세트피스를 이용해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12분에는 정승용이 서울 수비벽 아래를 통과하는 기습적인 프리킥을 구사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2분 뒤에는 황진성이 드리블로 서울 수비 둘을 돌파해 예리한 왼발 슛을 날렸다. 

서울은 후반 18분 윤일록 대신 고요한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강원은 그에 맞서 김경중 대신 디에고를 투입하며 공격의 힘과 속도를 한층 높였다. 후반 25분에는 김승용이 올린 전진 패스를 문전까지 파고 든 이근호가 헤딩 슛으로 돌려놓았다. 골대 옆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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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후반 26분 김승용을 빼고 임찬울을 투입, 공격의 속도를 다시 높였다. 결국 후반 30분 추가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해 들어간 디에고의 슛을 양한빈이 막았지만 골대 앞에서 기다리던 임찬울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강원의 교체 작전이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2골 차 리드 후에도 공격에 한층 박차를 가한 강원은 서울을 몰아붙였다. 서울은 박주영까지 투입하며 포기하지 않았지만 홈팀의 기세를 꺾을 순 없었다. 오히려 강원은 후반 39분 한국영이 서울을 완전히 무너트리는 3번째 골을 터트렸다. 역습 상황에서 디에고의 패스를 받아 침투한 한국영이 양한빈 옆으로 통과하는 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승리를 확신한 강원은 베테랑 오승범을 한국영 대신 투입했다. 오히려 강원의 역습은 한층 힘을 발했고 후반 추가시간 이근호가 강력한 문전 슛으로 4-0 완승을 만들며 자신의 40골-40도움 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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