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일변도' 이탈리아, 무기력하게 패하다
이탈리아, 스웨덴 원정 0-1 패. 실점 허용하기 전까지 슈팅 2회에 그칠 정도로 수비 전술 구사. 벨로티, 볼 터치 5회가 전부일 정도로 고립. 베라티 옐로 카드 받으면서 다음 경기 결장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가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이탈리아가 스웨덴 솔나에 위치한 프렌즈 아레나에서 치러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 패배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예고했던 대로 3-5-2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소폭의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이탈리아는 예선에서 4-2-4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다).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중심으로 안데르아 바르잘리와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스리백을 형성했고, 다니엘레 데 로시와 마르코 베라티, 마르코 파롤로가 중원에 포진했다. 좌우 측면은 마테오 다르미안과 안토니오 칸드레바가 나섰으며 치로 임모빌레와 안드레아 벨로티가 투톱을 책임졌다.

Italy Starting vs Sweden

반면 스웨덴은 평소 즐겨쓰는 플랫형 4-4-2 포메이션을 고수했다. 마커스 베리와 올라 토이보넨이 투톱으로 나섰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에밀 포르스베리와 빅토르 클라에손이 포진한 가운데 허리 라인엔 알빈 에크달과 세바스티안 라르손이 포진했다. 좌우 측면 수비엔 루드빅 아우구스틴손과 에밀 크라프트가 포진했고, 중앙 수비는 안드레아스 그랑비스트와 빅토르 린델뢰프가 책임졌으며, 로벤 올센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Sweden Starting vs Italy

이런 점을 고려하면 3명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을 구축한 이탈리아가 숫자상의 우위를 바탕으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했다. 하지만 정작 이탈리아는 전반 내내 수비적인 전술로 일관하며 주도권을 스웨덴에게 내주었다. 좌우 측면 윙백으로 나선 다르미안과 칸드레바의 크로스에 의존하던 이탈리아였다. 마치 이탈리아의 이번 경기 지상 과제는 무실점 무승부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공격 의지 자체가 없었다.

그나마 이탈리아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다르미안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벨로티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골대를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이후 이탈리아는 단 한 차례의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이탈리아가 수비에 일관한 플레이를 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홈팀 스웨덴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연신 시도하며 선제골 사냥에 나섰다. 8분경 토이보넨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은 살짝 골 포스트를 빗나갔다. 25분경 포르스베리의 중거리 슈팅도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다. 전반에만 총 6회의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스웨덴이었다.

결국 스웨덴의 노력은 후반 16분경 선제골로 이어졌다. 드로인 공격 과정에서 토이보넨이 헤딩으로 백패스를 내준 걸 후반 교체 투입된 미드필더 야콥 요한손이 과감한 논스톱 하프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이 데 로시 맞고 굴절되어 이탈리아 골망을 흔들었다. 골 자체는 행운이 따랐으나 스웨덴의 지속적인 슈팅이 끝내 보답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Italy Sweden World Cup playoff

실점을 허용한 이탈리아는 뒤늦게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 방식은 측면 윙백들의 크로스에 의존하는 형태였다. 패턴이 하나 밖에 없다 보니 스웨덴은 쉽게 이탈리아의 공격을 제어했다. 

다급해진 잠피에로 벤투라 이탈리아 감독은 후반 20분경 부진하던 벨로티 대신 에데르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31분경 중앙 미드필더 베라티를 빼고 공격수 로렌조 인시녜를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스웨덴의 단단한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탈리아는 인저리 타임에만 총 4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을 넣지 못한 채 0-1 패배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했다.

물론 이탈리아 입장에선 행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스웨덴의 골은 수비 맞고 굴절된 것이었던 데 반해 이탈리아는 후반 25분경 다르미안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운적인 요소만을 논하기엔 경기력 자체가 무기력했다. 


주요 뉴스  | "[영상] 뢰브 감독, "노이어는 월드컵에 갈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이탈리아 중앙 미드필더 3명의 총 패스 숫자는 121회가 전부였다. 반면 이탈리아 스리백의 총 패스 숫자는 무려 297회에 달했다. 스리백의 중앙에 위치한 보누치 한 명의 패스 숫자가 이탈리아 중원 3인방의 총 패스 숫자와 엇비슷할 정도였다(111회).

게다가 오른쪽 측면 윙백 칸드레바가 총 12회의 크로스를 시도했고, 다르미안 역시 9회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정작 동료 공격수들에게 정확하게 배달된 크로스는 총 2회가 전부였다. 

이탈리아는 애당초 공격 방향성 자체를 잘못 설정하고 나왔다. 스웨덴의 두 중앙 수비수 린델뢰프와 그랑비스트 모두 높이에는 강점이 있지만 발이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로스가 아닌 전진 패스를 통한 속도전을 펼칠 필요성이 있었던 이탈리아였다. 실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는 스웨덴전을 앞두고 '프리미엄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역습으로 스웨덴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조언을 귀기울여 듣지 않은 벤투라 감독이다.

당연히 이탈리아 투톱은 철저히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벨로티는 65분을 소화하는 동안 볼 터치 5회에 그쳤다. 최근 세리에A에서 절정에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는 임모빌레는 90분 내내 단 하나의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다가 인저리 타임에 실소가 나올 정도로 골대를 크게 벗어나는 어처구니 없는 슈팅을 시도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주요 뉴스  | "[영상] 에브라의 하이킥을 본 '레전드' 드사이의 반응은?"

그나마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이탈리아는 비록 내용 면에선 실망스러웠더라도 원정 무승부라는 결실이라도 맺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0-1로 패하며 실리마저 챙기지 못한 이탈리아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탈리아는 베라티가 27분경 옐로 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결장한다. 즉 핵심 미드필더 없이 2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해야 하는 이탈리아이다.

이제 1차전에서 0-1로 패한 이탈리아는 오는 11월 14일, 산 시로에서 열릴 2차전 홈에서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분명 스웨덴은 2차전에 수비적인 전술로 임할 것이 분명하다. 1차전과도 같은 공격 방식이라면 이탈리아가 스웨덴에게 2골을 넣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최근 이탈리아는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절정에 오른 상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이다. 이탈리아가 1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선 벤투라 감독부터 변할 필요가 있다.

Gian Piero Ventura Italy Sweden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