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포, 16년 만에 본머스에 결승골 선물하다
친정팀 본머스로 돌아간 데포, 무려 16년 만에 비탈리티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5978일. 이는 지난 2001년 18세 신예 저메인 데포(현재 34세)가 본머스의 시즌 최종전에서 득점한 후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골망을 가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본머스는 16일(한국시각) 홈구장 비탈리티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튼을 상대한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5라운드 경기를 2-1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올 시즌 초반 네 경기에서 모두 패한 본머스는 55분 상대 미드필더 솔리 마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5연패의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후 앤드류 서먼, 데포가 연속골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해 홈 팬들 앞에서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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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결승골의 주인공이 데포였다는 점이다. 무려 34세의 나이에 지난 시즌 강등된 선덜랜드에서 15골을 터뜨린 데포는 올여름 본머스 복귀를 선언했다. 본머스는 데포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서 갓 프로 무대에 데뷔한 2000-01 시즌 그를 임대로 영입해 1년간 붙박이 주전으로 중용하며 성장할 기회를 준 구단이다. 당시 본머스는 풋볼 리그 세컨드 디비전에 소속된 3부 리그 팀이었다. 프로 경력을 막 시작한 데포는 하부 리그 팀 본머스로 임대돼 31경기 19골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이 개막한 시점에 그가 만 17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대단한 기록이다.

그러나 본머스와 데포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데포의 원소속팀 웨스트 햄이 2001-02 시즌을 앞두고 바로 그를 호출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리그 소속 웨스트 햄으로 돌아간 그는 이후 세 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2003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 와중에 데포는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로 성장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EURO 2012 본선에도 출전했다. 특히 그는 포츠머스를 거쳐 다시 토트넘, 토론토 FC, 선덜랜드에서 꾸준히 순도 높은 득점력을 자랑했다. 올 시즌 전까지 데포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며 기록한 성적은 649경기 269골, 대표팀에서는 57경기 20골이다.

다만 오늘날 프리미어 리그 정상급 골잡이로 거듭난 데포가 본머스에서 쏘아 올린 올 시즌 첫 골은 그가 지난 17년간 터뜨린 269골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데포는 본머스가 브라이튼과 1-1로 팽팽히 맞선 73분 코너킥 이후 흘러나간 공을 조던 아이브가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침투 패스로 다시 찔러 넣어주자 골문을 등진 뒤, 부드럽게 돌아선 후 첫 터치로 반대쪽 골 포스트를 향해 낮고 빠른 오른발 슛을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전까지 그가 마지막으로 본머스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기록한 건 2001년 5월 5일 잉글랜드 3부 리그에서 레딩을 상대로 넣은 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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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에 성공한 데포는 그대로 오른쪽 코너 플래그 부근으로 달려가 홈 팬들 앞에서 무릎 위로 미끄러지는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펼쳐 보였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을 메운 1만여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16년 만에 안방에서 득점한 데포를 기립했다.

데포는 본머스 복귀가 확정된 지난 6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100%를 다 바쳐 뛴다는 건 본머스 팬들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보장할 수 있는 건 골이다(one thing I can guarantee is goals). 본머스로 돌아올 기회가 왔을 때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며 꾸준한 득점력을 약속했다.

무려 16년 전 18세 유망주였던 데포와 3부 리그 팀이었던 본머스는 올 시즌 선수는 정상급 득점력을 자랑하는 34세 베테랑 공격수로, 팀은 명실공히 프리미어 리그 구단으로 성장해 다시 만났다. 그리고 데포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머스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기록한 2001년 5월 5일로부터 16년 4개월 11일, 즉 5978일 만에 친정팀 팬들에게 결승골을 선물하며 영웅의 귀환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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