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오른발' 골로빈, 러시아 개막승 배달하다
러시아, 사우디 개막전 3-0 대승. 골로빈, 크로스로 선제골과 3번째 골 어시스트하고 프리킥으로 마지막 골 기록. 키 패스 5회(최다), 크로스 5회 시도해 3회 성공. 태클 4회와 가로채기 3회(두 부문 모두 팀내 2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러시아가 자랑하는 에이스 알렉산드르 골로빈이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개막전에서 명품 오른발로 1골 2도움을 올리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살라, 드디어 훈련 복귀... 월드컵 간다"

러시아가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월드컵 개막전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골로빈이 있었다.

이 경기에서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는 언제나처럼 표도르 스몰로프가 나섰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알란 자고예프를 중심으로 좌우 측면에 골로빈과 베테랑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를 포진시켰다.

러시아는 주로 왼쪽 측면 위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노장 왼쪽 중앙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와 베테랑 왼쪽 측면 수비수 유리 치르코프를 시작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로만 조브닌을 거쳐 골로빈이 마지막 패스를 제공하는 형태였다.


주요 뉴스  | "[영상] 후반에 힘 뺀 독일, 사우디 가볍게 제압"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12분경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치르코프가 뒤로 내준 걸 골로빈이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수비형 미드필더 유리 가진스키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성공시켰다.

선제골의 기쁨은 잠시, 러시아는 23분경 자고예프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를 떠나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체르체소프 감독은 골로빈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시키면서 교체 투입된 데니스 체리셰프가 왼쪽 측면으로 포진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체리셰프 교체 투입은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졌다. 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러시아의 롱 패스가 사우디 수비 발 맞고 뒤로 흐른 걸 스몰로프가 뒤로 내준 걸 조브닌이 전진 패스로 찔러주었고, 이를 잡은 체리셰프가 영리한 볼 터치로 태클을 들어온 사우디 수비 2명을 제친 후 가볍게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이와 함께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한 러시아였다.

Denis Cheryshev Russia 2018

다급해진 사우디는 후반 18분경 수비형 미드필더 압둘라 오타이프를 빼고 공격수 파하드 알 무왈라드를 교체 투입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체르체소프 감독은 사메도프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달레르 쿠자예프를 투입하며 허리를 강화했다. 대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했던 골로빈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이어서 러시아는 후반 24분경엔 스몰로프 대신 194cm의 장신 공격수 아르템 주바를 교체 출전시켰다. 대놓고 역습을 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는 주효했다. 후반 26분경 골로빈의 정교한 오른발 간접 프리킥을 주바가 장기인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바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단 89초 만에 첫 터치를 골로 성공시키는 기쁨을 맛보았다.

기세가 오른 러시아는 90분경 수비 진영에서 길게 걷어낸 걸 장신 공격수 주바가 헤딩으로 떨구어 주었고, 이를 체리셰프가 환상적인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4-0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이어서 인저리 타임에 골로빈이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정교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러시아 개막전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Aleksandr Golovin Russia 2018

이 경기에서 골로빈은 1골 2도움을 올리며 5골 중 3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그의 장기인 오른발 킥은 명불허전이었다.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을 성공시켰고, 5회의 크로스를 시도해 이 중 3회를 팀 동료에게 정확하게 배달했다. 특히 그는 사우디 팀 전체(4회)보다 더 많은 무려 5회의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게디가 수비 가담에 있어서도 그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 그는 태클 4회로 수비형 미드필더 조브닌(6회) 다음으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로채기 역시 3회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 마리오 페르난데스 다음으로 많았다. 그가 앞선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사우디의 후방 빌드업은 무너졌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대량 득점을 양산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볼 터치가 66회로 러시아 선수들 중 가장 많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볼 터치는 수비 쪽 포지션 선수들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장 많이 가져가기 마련이다. 실제 사우디만 보더라도 수비형 미드필더 살만 알 파라이가 볼 터치 98회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좌우 측면 수비수 야시르 알 샤흐라니(97회)와 모함메드 알-부라이크(96회)가 따랐다. 이는 골로빈이 러시아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라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골로빈에게도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측면에 섰을 때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선 세밀한 부분이 부족했다. 패스가 살짝살짝 긴 감이 있었다. 이로 인해 패스 성공률은 71.4%로 다소 떨어지는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골로빈은 96년생 만 22세로 러시아 대표팀 막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도리어 그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2017년 여름, 자국에서 열린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주전으로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고, 2018년에 열린 4차례의 평가전에서도 모두 선발 출전했을 정도로 체르체소프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다. 

그는 이미 이전부터 아스널을 비롯해 유벤투스와 모나코 같은 명문 구단들과 루머를 뿌리고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개막전과 같은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그의 주가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의 무서운 막내 골로빈은 분명 이번 월드컵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는 선수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