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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동' 전북을 심폐소생시킨 96년생 듀오

[골닷컴, 전주] 서호정 기자= 전북 현대는 큰 경기에 강했다.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특유의 빅매치에 강한 DNA에 가동됐다. 놀라운 것은 팀의 막내 뻘인 96년생 장윤호와 김민재가 그 승리에 앞장섰다는 사실이다. 

최근 전북은 부상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부정하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군단이지만 부상자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전력 구성에 애를 먹었다. 로페즈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십자인대를 다쳐 전반기 동안 뛰지 못한다. 이재성은 개막 직전에 피로 골절 진단이 나왔다. 다급한 상황에서 이승기와 이동국마저 다치며 전북이 대기 명단에 이름 올릴 공격 옵션은 에두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은 2일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4라운드에서 FC서울을 1-0으로 눌렀다.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한 전북은 다득점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뒤진 2위다. 최강희 감독이 “이렇게 부상자가 줄 잇는 건 처음이다. 3, 4월이 최대 고비다”라고 말한 것과 달리 전북은 선두 싸움 중이다. 서울, 수원, 강원 등이 초반에 애를 먹는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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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비결이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96년생 동갑내기 장윤호와 김민재다. 미드필더 장윤호와 수비수 김민재는 서울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진수와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친 홍정남 이상으로 빛난 선수였다. 

Jang Yoon-ho

장윤호는 이재성의 공백에 머리 아파하던 최강희 감독의 고민을 날려줬다. 올 시즌 첫 출전을 기록한 장윤호는 김보경과 함께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나섰다. 서울이 내세운 주세종, 이석현을 상대로 장윤호는 활동량과 연계, ‘독사’라는 별명다운 끈기 넘치는 플레이로 전북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특히 후반에 체력 우위를 앞세워 공간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은 이재성과 흡사했다.

‘슈퍼베이비’ 김민재는 서울 공격의 선봉에 선 박주영을 꽁꽁 묶었다. 지난 인천전에서 몇 차례 실수로 팀을 위기로 몰아넣기도 했던 김민재는 만회하듯 박주영을 비롯한 서울 공격진을 차단했다. 박주영은 이날 단 1개의 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빠른 발과 높이를 이용한 수비 외에도 상대 주요 패스 길을 차단하고 곧바로 빌드업에 나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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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개막 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고, 장윤호는 4경기 중 3경기 명단에 포함됐다. 항상 준비된 두 선수가 있기에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든든하다. 게다가 빠르게 발전하며 선배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올 시즌 내내 23세 이하 선수 의무기용에 발목 잡힌 서울과 대조적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이날 황현수를 쓰리백의 중앙에 세우며 23세 이하 룰을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그 비중이 김민재나 장윤호 급은 아니었다. 

경기 후 장윤호는 “프로 3년차다. 지난 2년 간 내게 온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된다는 걸 배웠다. 오늘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인천전 후 많은 생각을 했다. 형들의 도움으로 오늘 잘 막아낸 것 같다. 동료들로부터 매 경기 배우고 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최강희 감독은 “두 젊은 선수가 잘 준비해주고 있다. 팀 전체에 활력소가 된다.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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